
제목이 참 좋아서 샀다. <불안>이라는 책을 사면서 말이다. 누군가의 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보통 사려고 했던 책 외에도 몇 권 더 구매하는 편이다. 다른 책들도 좋아 보였지만 이 책 제목이 좋았다.
일상에 의미를 만들고 이해하려고 하는 저자의 깊이를 모두 따라갈 순 없었지만 그래도 몇 문장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제목은 첫 번째 챕터의 제목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우리는 슬플 때 기쁜 것들보다 슬픈 것들을 더 찾는다. 억지스러운 분위기 전환보다는 공감이라는 감각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지만 공간에게 혹은 사물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슬플 때 우리를 위로하는 건 슬픈 스토리, 슬픈 노래 같은 것이다. 우리가 기분이 가라앉을 때 필요한 것 또한 쓸쓸한 그림 혹은 공간일지도 모른다. 빠져 버린 에너지에 밝은 기운을 넣어도 풍선처럼 금방 쪼그라들어 버리기도 한다. 상대가 화가 날 땐 같이 욕해주는 게 가장 큰 위로라는 게 정설인 것처럼...
그럼에도 가장 좋았던 챕터는 <진정성>이라는 글이었다. 글에 등장하는 여성 클로이는 작가의 경험 속의 여인인 것 같다 (25세의 알랭 드 보통이 쓴 24세의 클로이). 그 관계가 어떠하든 이 글이 가장 좋았다.
상대를 향한 강한 욕망은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동반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완벽함이 주어지고 그것에 자신을 견준다.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관심과 시도 속에서는 "나는 누구여야 합니까?"라는 답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너무 멋진 표현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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