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삶을 오래 지속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그 옛날 진시황이 찾아 헤매든 불로장생도 그런 이유였을 것이다. 최근에 노화에 대한 책들이 자주 등장한다. 노화는 생물이 겪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노화를 겪지 않는 생물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 백 년을 살아온 조개라든지,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는 갑각류들의 생명 운동은 우리에게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이런 불로장생의 꿈은 먼 미래의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것 중에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 있다. 그것이 바로 '자가포식'이다. 영어로는 '오토파지'라고 하는 자가포식은 우리 몸이 세포를 유지할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세포 구성 요소를 분해해 재활용해 내는 과정이다.
이런 자가포식은 몸속에 남아 있는 죽은 세포나 이상한 세포 (암)을 분해해 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 인체는 세포자멸과 자가포식으로 끊임없이 순환되어야 하는데, 지금의 시대는 성장에만 집중된 식습관을 하기 때문에 자멸된 세포를 치우지 못하거나 세포가 자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멸을 거부한 세포는 암으로 발전하거나 그 자체로 노화된 세포로 우리 몸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올바른 식습관과 더불어 '먹기'와 '멈추기'의 균형이다. 먹기는 성장을 의미하고 멈추기는 복구를 의미한다. 우리의 장이 음식 소화를 모두 마친 이후부터 치유 모드로 스위치를 바꾼다는 얘기처럼 우리 몸 또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멈출 때 비로소 복구를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동물들이 아프면 굶는 것이 이와 같은 이치다.
암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고래나 지하 깊숙이 사는 설치류들은 지금의 인간과 무엇이 다를까? 그들의 장수와 건강의 비결은 바로 자가 포식에 있다. 먹이가 풍족한 여름과 부족한 겨울을 겪는 고래는 칼로리가 극도로 제한되는 시기를 겪는다. 더불어 오랜 시간 잠수를 하는 고래에게는 때때로 저산소증에 가까운 경험을 겪게 한다. 이것은 땅 속 깊숙이 사는 설치류에게도 마찬가지다.
포유류는 칼로리가 극도로 제한되면 강력한 자기 정화 작용이 시작된다. 저장된 지방에서 케톤이 형성하고 자가 포식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 옛날 우리 조상들도 같은 방법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암이 희귀한 원시부족에게 현대식 음식을 공급했을 때 병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것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늘 과도한 칼로리로 성장 스위치만 켜고 있다. 성장이 멈춤 성인에게 성장 스위치는 잘못된 세포(암)를 만들 가능성만 높인다. 더불어 세포가 자멸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우리에게는 복구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3번의 간헐적 단식이라든지, 1 ~ 3개월마다 짧은 단식을 해 보는 것으로 복구의 시간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사실은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하다. 이미 성장에만 익숙해진 신체가 적응할 시간을..)
자가 포식 상태에 들어 서면 병들었거나 고장 난 부분이 모두 청소되고 재생이 시작한다. "모든 사람 안에는 의사가 있다. 우리는 그 의사를 돕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한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실천해 볼 시간이다.
'독서 (서평+독후감) > 건강 |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천기누설 1 (MBN 천기누설 제작팀) - 다온북스 (0) | 2026.01.05 |
|---|---|
| 지방의 역설 (니나 타이숄스) - 시대의창 (1) | 2025.09.24 |
| 유전자를 바꾸는 식단 (캐서린 섀너핸, 루크 섀너핸) - 세이버어스 (1) | 2025.09.17 |
| 우리가 몰랐던 유전자 조작 식품의 비밀 (후나세 순스케) - 중앙생활사 (1) | 2025.09.12 |
| 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 에코리브르 (0) | 2025.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