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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를 바꾸는 식단 (캐서린 섀너핸, 루크 섀너핸) - 세이버어스

야곰야곰+책벌레 2025. 9. 1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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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세포가 노력에 따라 새롭게 연결될 수 있다는 '신경가소성'에 대한 얘기는 이제 일반적이다. 하지만 세포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게 변한다는 '전환 분화'에 대한 얘기는 생소하다. 줄기 세포는 어떤 세포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세포가 다시 줄기 세포로 돌아가는 '역분화'라든지 세포가 직접 전환되는 '직접 교차 분화'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이런 지식은 우리 몸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동시에 어떤 필요에 의해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의 화학적 조성이 바뀌려면 결국 공급되는 영양소가 바뀌어야 한다. 단지 굶어서 살을 빼는 행위는 결국 요요현상으로 마무리되는 것 또한 이런 현상 때문이다. 세포를 학대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게 전환시켜 줘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윈을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적자생존'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반대로 용불용설은 잘못된 학문 취급하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 또한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고 다윈을 좋아하기에 라마르크를 폄하하고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실 용불용설보다는 획득형질 쪽에 가깝다).

  나무와 같이 아주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생물에게는 후생유전학이 통할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말은 돌연변이는 살아생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물의 기본 요소를 바뀌는 돌연변이가 아닌 아주 디테일한 변이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이 먹은 것은 곧 자신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사실 우리의 유전 구조는 바뀌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유전된 형질을 발현할 것인지 묻어둘 것인지 정도는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후생유전학'의 기본적인 모토인 듯하다. 아무리 나쁜 유전도 쓰지 않으면 된다. 하드웨어는 어쩔 수 없지만 소프트웨어로 제어하기 나름인 것이다. 그래서 환경적 요소 특히 에너지는 중요하다.

  이 책 역시 그동안 철저하게 오해를 받은 지방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 몸은 칼로리로 계산할 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적이지 않은 것들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엮였을 때 얼마나 많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지 다시금 알 수 있었다.

  여드름부터 당뇨, 암 그리고 고혈압, 심장질환 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문명이 닿지 않은) 원주민들은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다. 육식을 즐겨한다. 그중에서도 살코기 보다 내장 요리를 좋아한다. 살코기는 기르는 가축에게 주곤 한다. 이는 사자가 가젤을 잡고 내장만 먹은 뒤 살코기는 독수리나 하이에나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수많은 영양소는 내장에 존재한다 (물론 지금의 가축이 그렇게 건강한 가는 별개의 문제다).

  우리 선조들은 전을 부칠 때 돼지기름(라드)을 이용했다. 지금처럼 풍미도 뭐도 없는 씨앗 기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씨앗은 기본적으로 동물에게 흡수되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단단하고 독소가 있다. 하지만 씨앗은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그 자체적으로는 완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앗기름은 씨앗의 완벽한 구조를 파괴했기 때문에 너무 쉽게 산화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체내의 미토콘도리아를 망가트린다.

  요즘 과일들은 '달기 위해' 만들어지는 듯하다. 예전의 과일들은 단맛보다 신맛이 많았었다. 쓰거나 떫기도 했다. 지금의 과일은 나무에서 열리는 사탕과 다름없다. 과일이 건강할 거라는 착각도 금물이다. 당은 그저 당일뿐이다. 제로 칼로리라고 선전하는 많은 단 식재료들이 있다. 하지만 '단' 것들은 모두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애초부터 칼로리는 식재료를 계산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었다.

  여기서 저자는 '고대식'을 권해 본다. 육식을 하되 너무 익혀 먹지 않는다. 뼈가 붙은 고기를 먹는다 (사골국은 영양학자들이 추천하는 최고의 음식이다). 내장육을 먹는다. 간의 비타민A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씨앗은 발아한 뒤 먹는다. 씨앗은 발아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것들을 모두 영양분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효를 시키면 미생물들이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바꿔준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미생물들이 해준다.

  신선한 '생' 음식은 영양이 높다. 영양소 파괴가 가장 적기 때문이다. 인류는 사냥 후 바로 먹거나 발효나 발아를 시켜 보관했다. 냉장고의 발명은 위대하지만 냉장고 속 음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영양분이 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생'이라는 것에 대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생' 것이라서 위험한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너무 좁은 곳에서 너무 더럽게 키워서 그럴 뿐이다. 통계적으로 분석에도 날 것에 대한 문제보다 '공포' 마케팅이 더 문제였다. 그럼에도 위화감이 있다면 발효시킨 음식을 먹으면 된다.

  운동은 살을 빼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슐린을 줄여 당을 더 이상 지방 세포로 전환하지 말라고 해준다.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을 줄여준다. '코리티솔'은 세포 주변으로 지방을 모으는데 이를 막아 준다. 운동은 혈당 수치를 낮춰 최종 당화 산물과 염증을 줄여 준다. 지방 세포가 지질을 잃고 변화를 지시받게 되는 것이다. 

  탄수화물은 영양소가 아니라 단지 에너지 원일뿐이다. 몸이 '당'으로부터 쉽게 에너지를 얻는 시스템으로 적응해 버리면 세포와 뇌가 망가진다. 지방은 쓰질 못해 차곡차곡 쌓인다. 산화된 세포는 염증에 시달린다. 혈압이 높은 동맥 쪽 혈관이 상처를 입었다가 나았다 하며 혈관은 점점 두꺼워져 결국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빵을 먹고 싶다면 적어도 발화된 곡물로 발효시켜 만든 빵이어야 한다.

  진화의 긴 세월 중에 식단이 가장 급격하게 바뀐 건 산업 혁명 이후다. 그 기점으로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급속도로 늘었다. 수명이 길어져서 없던 병이 생긴 거라고 에둘러 말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식단이 바뀌었다. 식재료도 모두 바뀌었다. 맛은 좀 덜해도 풍부한 영양소가 들어 있던 음식들이 아니다.

  만성 질환을 겪고 있다면 탄수화물과 당을 바로 끊어야 한다. 살이 잘 빠지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체질이 개선되는 데는 2 , 3년이 소요되지만 좋은 느낌을 받는 데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것이 힘들다면 가공식품과 씨앗 기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요리가 어려워 간단히 해결하고 싶다면, 미디엄 레어로 고기 한점 구워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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