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에 있는 지방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다( 물론 내장 지방이 그렇다). 그 인식을 그대로 먹거리로 옮긴다. 먹는 지방도 자연스럽게 위험하다는 인식이 되어 버린다. 육식은 종교적으로 때론 누군가의 이익 때문에 누군가의 명예 때문에 오해받아왔다. 지방의 누명이 벗겨지기 시작한 최근에도 지방은 여전히 오해를 받고 있다. 여전히 연구 지원이 어렵다(식품업체와 각종 의학협회의 대척점에 있다). 악당은 밀가루와 탄수화물이 되었지만 지방은 여전히 억울하다.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식이요법을 사용하고 환자에게 해를 끼치거나 물의를 행하지 않겠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다짐은 지금도 유효한가. 과학은 늘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있어야 하며 자신의 주장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영양학에서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영양학이 가장 어려운 것이 임상실험이다. 전문가의 견해나 설문조사와 같은 신뢰도가 낮은 결과밖에 가질 수 없다. 그것 조차도 쉽지 않다. 많은 인원에 대해 오랜 시간 식단을 관리하고 다른 외부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권 문제와도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확실한 결과가 있지 않으면 확신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몇몇 소수의 강경한 발언은 산업적 정치적으로 엮이면서 힘을 얻게 되었다. 확실한 근거도 없이 전 국민 건강 식단 같은 것이 만들어졌고 미국이 한다는 것은 곧 세계가 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포화지방은 오해를 받았고 코코넛유와 팜유 같은 식물성 기름도 포화지방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했다. 그리고 그 자리는 마가린 같은 트랜스지방이 차지했다. 트랜스 지방의 위험성을 막지 못하자 이제는 식물성 기름으로 옮겨져 갔다. 하지만 그것은 더 나쁜 길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식물성이라는 단어만으로 좋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고향을 너무 사랑하던 과학자는 자신의 고향의 식단이 건강한 식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오는 것이 '지중해 식단'이다. 하지만 지중해에 인접한 도시에서는 '하나의 식단'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음식을 먹고 있다. '지중해 식단'이라는 것도 관련자들이 만들어낸 상품과 비슷하다. 하지만 단일불포화지방인 올리브유는 식물 기름보다 좋았기 때문에 효과가 있어 보이긴 했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 다르게 올리브유를 식용으로 쓴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고대에 올리브유는 여러 행사에서 몸에 바르던 물건이었을 뿐이다.
우리 조상들은 돼지기름에 전을 구워 먹었다. 인류의 조상은 4천 년이 넘도록 육식을 해 왔다. 임상 결과는 없지만 고대부터 기록된 육식의 흔적은 인간이 육식에 얼마나 최적화되어 있는지 알게 해 준다. 암과 비만 같은 대사 질환이 없다시피 한 원시부족도 설탕과 밀가루의 등장으로 여러 대사질환을 앓게 되었다. 무려 3배 넘게 육식을 했는데도 멀쩡하던 건강은 탄수화물 섭취의 증가로 무너졌다.
지방을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역량을 지방의 누명을 벗기는 데 쓸 수밖에 없었다. 지방에 관한 더 많은 연구는 건강에 더 많은 이익을 줄 수 있었지만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것들이 무너져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연구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한 세대가 훌쩍 지나버린 지금은 육식에 대한 권위 있는 사람마저 사라졌다 (스타플레이어가 있어야 논쟁이라도 생길 텐데).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만성질환을 육식으로 치유하고 있음을 공유하고 있다. 극도로 탄수화물을 줄여 체지방을 에너지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뇨와 고혈압도 치유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건강보다는 체중감량에 더 진심인 것 같다.
가축을 내다 팔기 전 살을 찌우려면 설탕과 곡물을 주면 된다. 옛날 사람들은 당뇨를 탄수화물을 줄임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육식은 포함감이 오래가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긴 시간을 견딜 수 있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에도 육식은 더 유리하다.
분명 채식이 주는 이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메커니즘을 육식만큼 설명하질 못한다. 적게 먹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건강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육식을 하면 되는 것을 점점 더 독한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시 포화지방을 먹기 시작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인데, 반대하기엔 너무 먼 길을 온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인간이 먹어왔던 것들을 먹는다는 것은 중요하다. 새로운 음식들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비교해 봐야 한다. 이제 한쪽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야 한다. 우리 몸은 지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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