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김승호 회장은 <사장학개론>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출구전략까지 함께 세워야 한다고 했다. <매니징>을 쓴 헤럴드 제닌 부회장 역시 사업은 끝에서부터 계획을 세워 처음부터 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창업가의 사업에서의 이탈은 그만큼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나에게는 먼 얘기지만 그들만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훌륭한 엑싯을 이룬 사람들은 8가지 패턴을 가지고 있다.
1.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비즈니스로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왜 원하는지를 뚜렷이 안다.
2. '될 만한 사업'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는 '팔릴 만한 사업'이 되지 않는다.
3. 불리한 환경에서 강제로 회사를 팔아야 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4. 좋은 회사를 남겨 두는 것은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5. 인수, 매각의 전문가나 경험자에게 도움을 받는다.
6. 직원 그리고 투자자에 대한 책임에 대해 생각한다.
7. 인수자들의 동기가 무엇인지 미리 이해한다.
8. 기업을 매각한 후 앞으로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많은 창업가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이 밟고 있는 여정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엑싯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의의로 회사 매각 자체인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이후 닥쳐오는 현실들, 즉 매각 후 인생에 접어들었을 때 맞닥뜨릴 자신의 결정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훨씬 많다. 창업가들은 회사를 남의 손에 넘기고 떠나는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더 큰 소명을 찾을 수 있다면 그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회사를 매각할 때는 무엇을 팔게 되는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미래현금흐름'이다. 반면에 구매자는 여러 동기로 인수를 검토하게 되지만 최종적으로는 '장기현금흐름'이 된다. 다른 회사를 인수하려는 모든 회사는 인수를 통해 현금흐름이 미래에 더욱 증대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워릴로우가 개발한 매각 가능 점수는 다음 8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1. 재무 성과
2. 성장 잠재력
3. 과도한 의존성
4. 현금 흐름
5. 반복적인 수입
6. 독특한 가치 제안
7. 고객 만족
8. 경영진의 힘
이 항목들은 매각을 위해 구매자가 판단하는 기존이 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건전한 회사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한 항목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좋은 기업이 되어야 팔릴만한 물건이 되는 것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독특하게 경영진의 힘이라는 것이 있다. 언뜻 보면 좋은 것 같지만 의외로 좋지 않다. 회사의 운영에 오너의 역할이 너무 집중되어 있으면 인수하는 측에서는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은퇴 후 기업은 급격히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고객 충성도 보다 더 높은 문제 일 수 있다. 소수의 상부에 권한이 집중되면 새로운 사업 전략에 있는 함정들을 발견하기 힘들 뿐 아니라 투명성이 줄어들며 사치스러운 소비를 제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훌륭한 인재들의 이탈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더욱 악화될 뿐이다.
기업 문화라는 것은 오너로부터 시작되지만 결국 그의 손을 떠나야 한다. 규율과 용기가 필요하다. 회사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배짱이라는 패턴이 사람들에게 녹아들 때 기업 문화는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책은 안정적인 착지를 위한 안내서이지만 동시에 안정적인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안내서이기도 하다. 가치관이 확실한 오너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혹은 그가 변할 때 회사는 급격히 쇠퇴하는 걸 보게 된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오너는 회사의 안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경영 그 자체이면서 성공적인 엑싯을 위한 초석이 된다. 그것이 매각이 되었든 승계가 되었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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