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는 전문 경영인이 되기 위해 필수코스처럼 여겨졌다. 누구나 MBA를 이수하고 나면 기업의 경영진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반대로 경영인이 되기 위해서는 MBA를 이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서 가장 유명해진 곳이 '와튼스쿨' 아닐까 싶다. 물론 하버드나 예일 같은 곳도 있다.
하지만 MBA는 로스쿨처럼 있는 자들을 위한 코스가 되어 갔다. 돈이 없으면 듣지 못하는 수업.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돈이 돈을 부른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세상에 대한 반기를 든다. 유명하고 훌륭한 기업가/투자자 중에는 오히려 MBA를 이수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다니고 다시 회수할 수 있을까? 경영은 실전인데, MBA를 이수하고도 경험을 쌓아야 한다. 지금 그런 환경인가를 고민해 볼 때 MBA 이수에 의문이 들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책들을 뒤져가며 경영의 묘수라고 하는 것들을 정리해 두었다. 공부라는 것은 배우고 익히는 것을 너머 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화두를 던져 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글들을 지속적으로 엮어냈고 결과 책으로도 나온 것이다. 많은 MBA 옹호자들이 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지만 주입식 교육보다 자기주도학습이 효과적인 것이다.
내가 읽은 것은 10주년 증보판이다. 800페이지에 이르는 책 두께가 압도한다. 그렇다고 자세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엑기스만 뽑아다 정리했는데 800페이지다.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저자는 책을 한번 훑어보고 다시 집중해서 보고 고민해서 보라고 했다. 모든 상황에 알맞은 해법은 없다는 것이 경영의 어려운 점이다. 그래서 여러 내용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에 더욱 집중하라는 것이다.
'해당 분야에 대한 대부분의 가치를 제공해 주는 아주 중요한 몇 가지 개념만 이해하면 된다' p.33
경영에 대한 탄탄한 지식이 사람들을 이끄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그것이 꼭 옳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건 아니다. 경영은 대가를 지불하는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것이다. 관리와 리더십은 이것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가치 창조 없이 사업을 존속할 수 없다.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제공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거래할 수 없다.
사람들은 아주 힘들거나 귀찮아서 스스로 하기 싫은 일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불편함이 있는 곳에 비즈니스가 있고, 지루하지만 수요가 높은 시장에 당신이 흥미를 느낄 수만 있다면 당신은 숨은 금맥을 찾을지도 모른다. 불편함은 크면 클수록 더 많은 불편해소가 가능하다.
모든 고객이 다 좋은 고객은 아니다. 매출에 도움을 주기보다 더 많은 시간, 에너지, 관심, 위험 부담 등을 요구하는 고객은 애초에 끌어들일 가치가 없다. 고객 자격이란 고객이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 그가 좋은 고객인지 그렇지 않은 고객인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사업에 맞지 않고 도움 되지 않는 고객은 미리 선별해 시간 낭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고객이 품질을 평가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기대와 효과. 즉, 품질 = 효과 - 기대다. 고객이 상품을 구입하려면 기대가 높아야 하지만 구매가 이뤄진 다음에는 높은 기대를 능가하는 효과를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치에 추가적인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이 기대하지 못한 무언가를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비용절감' 수단들은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축적된 효과들이 제품의 품질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비용을 절감하는 범위에는 그 삭감량이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를 깎아 먹기 시작하기 전까지 어야 한다. 비용은 통제되어야 하지만 고객들이 구매하는 이유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결여맹목성은 사람들이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만든다. 가령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길인 경우에도 말이다. 자제력 결핍은 더 깊은 문제다. 그것은 '꼭 해야지'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라고 느끼는 일반적인 감정이다. 이 '해야 한다'는 느낌이 결정이나 행동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해야 한다'는 느낌은 남아 있지만 전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깊은 좌절감만 생성할 뿐이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완료, 삭제, 위임, 연기 밖에 없다.
사람들이 목표를 정할 때 주로 범하는 실수는 모든 것이 '성과'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존재의 상태는 '현재 경험에 대한 품질'이다. 감정적인 경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성과가 될 수 없다. '행복하기'는 성과가 아니다. 현재 경험에 대한 품질이다. 목표는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 목표는 통제 안에 있는 행동으로 정해야 한다.
사실 너무 좋은 내용들이 많아서 정리하기 어렵다. 왜냐면 이 책 자체가 정리의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챕터를 정하고 그것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와 사색을 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방법인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한번 가볍게 훑어보았다. 다음에는 주제마다 깊이 있게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와 같이 그것을 정리해서 블로그 같은 곳에 올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독서 (서평+독후감) > 경영 |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습하는 조직 (피터 센게) - 에이지21 (0) | 2024.09.24 |
---|---|
일을 잘 맡긴다는 것 (아사노 스스무) - 센시오 (0) | 2024.09.16 |
경영, 이나모리 가즈오 원점을 말하다 (이나모리 가즈오) - 21세기북스 (0) | 2024.08.24 |
경영의 본질 (프레드문트 말릭) - 센시오 (1) | 2024.08.18 |
티밍 (에이미 에드먼드슨) - 정혜 (0) | 2024.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