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정신(?) 같은 것을 알고 싶어서 구매했으나 이 책은 철저히 자서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어느 한 학생의 프레젠테이션이 블루리본이 되고 다시 나이키가 되어 성공하기까지의 얘기다. 무엇보다 강렬한 집념이 있었고 행운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나이트 또한 행운과 집념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슈독은 온통 신발만 생각하는 사람을 말한다. 슈독은 신발의 제조, 판매, 구매, 디자인에 전념하는 사람을 말한다. 신발에 일생을 건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 표현을 쓴다.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 역시 슈독이라 할 수 있다.
백과사전 파는 것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던 그가 왜 신발 파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매일 밖에 나가 몇 킬로미터씩 달리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자신이 파는 신발은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신발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믿음. 무언가를 함에 믿음은 정말 중요하다.
달리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 끔찍하기 때문에 달리기에 빠진 사람들은 달리기를 그만두지 못한다.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멈추지 않고 계속 가자. 그곳에 도달할 때까지는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하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필 나이트는 그렇게 자신에게 선언했다.
모든 것을 통틀어서 가장 부러운 지점은 자신이 세상을 보기 위해 세계 여행을 떠나는 것을 지원해 준 부모. 큰 영감이 된 국대 감독이라는 인연. 어려울 때마다 지지해 줬던 직원과 지인들이다. 그의 집념이 만들어 준 인연들이겠지만 나이키라는 브랜드도 어느 경영자 한 명의 탁월함이 아닌 여러 인물들이 만들어 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필 나이트는 자서전을 통해 그들에게 진정으로 감사하는 것 같았다.
35달러에 나이키 로그를 그린 것은 미대생 캐럴린의 아르바이트의 결과물이었다. 짧은 단어 강렬한 자음이 들어가며 승리의 여신 니케와 철자가 같은 나이키는 그렇게 탄생했다.
일본 신발 기업의 유통업체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우뚝 서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자기 자본이라는 돈의 문제는 늘 파산이라는 절벽과 함께였다. 여러 번의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나이키는 결국 살아남았다.
실패하려면 빨리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저자는 그런 경험을 하나의 지혜로 생각했다. 그것이 나름 부유했던 부모의 후광이었는지 미국 사회의 특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러운 마음가짐이다. 그리 무엇보다 스포츠라는 것에 큰 가치를 느끼고 달려든 그의 모습에서 대단함을 느낀다. 선수로서 최고가 될 수 없었기에 다른 방법을 찾은 것이다.
스포츠는 책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삶을 산 것처럼, 다른 사람의 승리 혹은 패배에 함께한 것처럼 느끼게 해 준다. 팬과 선수의 마음은 하나가 된다. 이렇게 감정이 전이되는 곳에 통합이 생긴다고 확신한 그의 신념이 부럽다.
책은 나이키의 초창기를 다루고 있지만 역경이 있었던 앞 2/3 지점까지가 좋았다. 그 뒤로는 약간 창업자 노트 같은 느낌이 있었다. 24세에 아버지에게 빌린 50달러로 세계 최고의 브랜드, 나이키를 만든 이야기를 즐겁게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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