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경영 | 경제

인재쇼크 (오를리 로벨) - 싱긋

야곰야곰+책벌레 2024. 7. 25. 12:46
반응형

  기술 유출은 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겸업을 금지하고 동종업계 근무를 몇 해 동안 막기도 한다. 국가 핵심 산업에 대한 기술 유출은 감옥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리적인 정보들은 기업에서 관리를 하지만 사람이 머릿속으로 들고 이동하는 정보는 막을 도리가 없다. 예전에 대기업들은 핵심 인력들이 가진 기술이 낡은 것이 될 때까지 보살펴 주던 것도 같은 이유다. 

  이제는 직장이 없는 시대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잦은 이동은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 기업은 기술을 보호해야 함과 동시에 혁신을 일으킬 인재들이 필요한 모순에 빠지게 되었다. 자유 분방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고용하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족쇄를 채우는 창의성 죽이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 경쟁사보다 빠른 혁신을 해야 하는데 진퇴양난이다.

  한때 교수님이 미국에 다녀오신 적이 있다. 그때 교수님은 미국 애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스럼없이 얘기한다고 했다. 그중에는 논문거리가 될 만한 것도 많았다고 했다. 그들은 그렇게 많은 얘기를 교류하면서 더 나은 아이디어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문화가 사라짐을 걱정한다. 근데 저자가 걱정하는 국가 미국이다. 얼마나 더 활발한 교류가 필요한 것일까?

  인재들은 안정된 대기업의 핵심부서에 일하는 내부 노동자이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오늘날의 노동 모델은 그야말로 '경계가 없는'이 딱 맞다. 기업은 혁신을 발휘해야 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데 최고의 인재들은 한 곳에 머물 리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자신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향한다. 산업화 시대의 조직 원리가 지시였다면 새로운 시대의 방식은 조정이다.

  이제 관리자는 노동자를 관리하기보다는 자율을 강조하고 종업원들이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자유의 확장은 회사의 정보와 지식, 기술을 확인하고 흡수하고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을 향상한다. 아래로부터의 혁신은 혼란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현명한 방법이라고 커티스 칼슨은 말한다. 

  기업들은 인재를 솎아내는 과정에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투자한다. 그 바람에 정작 최고의 지원자를 놓치기도 한다. 어느 책에서 구글은 인재를 교육시키는 일보다 좋은 인재를 뽑는 것에 더 투자하라고 했다고 쓰고 있다. 기업은 새로운 인력 채용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그들을 유지하는 과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노동자들의 충성을 바라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책임을 부여하라고 로자베스 칸터는 조언하고 있다. 그들의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자극하라는 말이다.

  생산성이 높은 직원일수록 그를 탐하는 경쟁사들이 많다. 인재들이 직장을 옮기면 그들의 세계가 확장되고 혁신 역량이 성장하기 때문에 그들의 생산성은 더 크게 높아진다. 인재의 이동은 기업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것은 결국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인재는 인재를 불러들이게 된다.

  우리는 기업의 통제 심리가 오히려 회사에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사가 전직 종업원들을 다시 채용할 경우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도 있다. 회사에 만족하는 전직 종업원들은 회사의 친선대사가 된다. 좋은 아이디어는 외부에 존재한다. 그러한 혁신을 흡수하는 능력을 높일 줄 아는 기업은 외부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한다. 

  과도한 감시는 불신과 자발성 억압과 같은 비생산적인 부메랑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철저한 통제와 지시 때문에 생겨난 깊은 불신은 자발성을 위축시키면서 태만과 패배의식을 불러온다.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감시받고 있다고 생각할 때, 자신이 하는 행동을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강압적인 통제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이라고 탓한다. 그 결과, 그들은 바람직한 행동 그 자체에 관심이 없어지고 그들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을 때가 오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에 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무조건 최선을 다해 일하라고만 하면,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일하라는 목표는 외부에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사람들은 그저 자기 하는 대로 아무 초점도 없이 느슨하게 목표를 정하기 마련이다. 장래의 기회들을 걷어차고 자발적으로 회사에 구속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오히려 회사에서 가장 붙잡고 싶지 않은 사람들일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 애컬로프는 이런 역학관계를 '레몬 시장'이라고 불렀다.

  기업들은 높은 연봉으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노동자들 마저도 계속해서 배우고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면 그 대가로 어떤 물리적 혜택도 포기할 의향을 가질 수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