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00호는 한국 출판 시장을 돌아보는 특집을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역시 출판 마케팅에 대해 여러 마케터들의 노하우와 전략을 다룬다. 팬데믹 속에서 OTT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대중은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원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도파민 시대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지루한 것을 못 참게 되었다. 그 속에서 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인당 6권이었던 독서량은 2021년 4.5권으로 내려왔다. 책을 읽는 사람들 평균 또한 6권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책을 팔아야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박은 터진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더 이상 좋은 실적을 낼 수 없다. 독서를 장려하는 프로그램 또한 흔치 않다. 그런 시대의 마케터의 집단지성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기획회의 600호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일 년에 6권이라는 수치가 무색하게 인스타그램에서 이웃하는 대부분은 사람들은 한 달에 6권 이상을 읽는다. 그리고 더 많이 읽지 못해서 안달이다. 매일 한 권씩 읽어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하루 세 권도 너끈히 읽어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야말로 딴 세상이다. 그리고 어쩌면 책을 팔아야 할 곳은 의외로 좁은 영역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파이를 키워야 한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었지만 어떻게 된 노릇인지 책만은 저항이 만만치 않다. 책은 읽는다는 그 자체 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인스타그래머블'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독서는 보여주는 행위인데 태블릿을 핸드폰을 쥐고 있으면 나의 독서를 다른 이가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책은 '인테리어 소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예뻐야 한다. 책장에 꽂혔을 때에도 아름다워야 한다. 혹자는 책장에 꽂힌 책이 내 책임을 알 수 없다면 그건 디자이너의 직무유기라고 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책은 넘쳐 난다. 한국인의 특성이랄까.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인은 직접 하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다. 엄청난 글이 쏟아지고 있고 사라지는 출판사의 개수가 무색하게 개인 출판사가 등장한다. 출판 산업은 줄었지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마케터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역시 독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가 노는 환경에서 놀고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광고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다. 잡지를 읽다 보니 예전에 읽었던 리완창이 쓴 <참여감>이 생각났다. 이들은 샤오미를 키운 장본인들이다. 그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고객이 뛰어놀 판을 깔아주고 가지고 놀 걸 제공하라는 것이다. 그 속에서 아이디어도 나오고 충성심도 높아져 결국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모든 마케팅이 비슷할 것이다.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 곱상하게 얘기하면 브랜딩 하는 것이다. 서사가 있는 저자나 작품을 만들어 감동을 주거나 직접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주요한 듯했다. 지름신이 존재하는 것은 구매가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 감성의 영역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묘한 부채감은 구매로 이어지게 한다.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주는 출판사의 책은 따지지 않고 구매한다.
작년 아이들의 문제집을 포함해서 200권 정도를 산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바로 문제집!) 한국 평균보다 한 참 높지만 집에 더 책을 둘 데가 없지만 그래도 사는 건 책만큼 저렴한 게 없기 때문이다. 어설픈 교육도 10만 원이 넘고 꽤 괜찮은 교육은 몇 백을 한다. 그러면서 책은 내가 좀 노력하면 저렴하게 많은 것을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구매한 수만큼 읽은 것 같지만 받은 책의 수만큼 못 읽은 것 같다. 그래도 계속 살 듯하다.
어떤 마케팅이 좋을까? 예전에는 책의 커버, 종이의 질 그리고 책의 본질(내용)을 보고 샀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케터에게 감동해서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민음사 박혜진 편집장 콘텐츠를 보고 <릿터>를 신청했다. 민주주의로 나오는 길목에 있었던 창비에 묘한 부채감이 생겨 <창작과 비평>도 구매했다. 그러다 보니 막연히 받아보는 잡지가 꽤 된다.
마케팅을 받는 입장에서는 감히 말할 수 있다. 고객 감동은 시대 불변이라고. (너무 쉽게 얘기한 것 같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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