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는 'The Third Wave'이며, 앞서 번역된 책에서는 '제3의 물결'로 번역되어 있다. 원재를 보더라도 '제3의 물결'이라는 번역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앨빈 토플러라는 천재 미래학자의 책은 항상 읽고 싶지만 그 두께가 독자를 압도한다. 크지도 않은 활자가 빽빽하게 채워진 5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책이다. 대학교 시절에 읽으려고 시도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 시절에 앨빈 토플러는 그냥 지겨운 책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앨빈 토플러의 4개의 저서에 도전하기로 하였으며 이 책은 그 첫 번째다. 읽는 내내 앨빈 토플러의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생각을 가져야 하고 내가 그 깊이를 느끼려고 노력할 때 책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대학교 때 나는 단순히 지겨웠던 것이 아니라 지식이 부족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1989년에 발간된 이 책은 '정보화 사회'가 이끌고 오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제3의 물결"이라고 정의하였다. 수렵과 채집의 사회에서 농경 사회로의 '제1의 물결', 농경 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의 '제2의 물결' 그리고 정보화 사회로의 '제3의 물결'이다.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을 얘기할 때에도 '정보화 사회'는 태동기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책에서 예상한 것들은 소름 돋을 정도로 현실이 되어 있다. 500개가 넘는 reference를 가지고 작성한 책이기 때문에 엄청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고 있어 단숨에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요약하며 후기를 적는다는 것도 어렵다. 주제 별로 다시 되새김질해서 나의 생각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던 산업화 사회에서는 표준화(Standardization), 동시화(Synchronization), 중앙집권화(Centralization) 그리고 에너지, 통화 및 권력의 집중화(Concentration) 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중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확성(Punctuality), 복종(Obedience) 및 기계적 반복 작업(Repetitive Work)을 교육했으며, 공장이나 사무실에서 노예처럼 일하면서 짐승처럼 반복 작업을 해낼 수 있는 남녀 노동자들을 필요로 했다.
지적 환경으로 진입하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탈대중화, 탈집중화의 세계로 변화한다. 개인 미디어의 시대가 열렸고 재택근무가 어색하지 않다. 남들과 다른 것을 찾게 되고 DIY가 유행한다. 개개인은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인 프로슈머가 등장했고 사람들은 더 이상 기업에 복종하지 않으며 자유의지를 펼친다. 돈의 힘보다 지식의 힘이 강한 시대다.
현재에 일어나는 문제들은 이미 예측된 문제이며 "제2의 물결"인 산업화 사회가 "제3의 물결"이 이끄는 새로운 세상과의 불협화음에서 생겨나는 문제라는 것이다. 산업화 사회에서 중앙의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집단이 탈집중화의 시대에 자신의 힘을 잃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소음 같은 것이다. 속도의 문제는 있겠지만 결국 '제3의 물결'은 산업화 사회를 집어삼킬 것이다. 우리는 토플러가 말하지 않은 그다음 물결까지 대비해야 할 것이다. 물결의 주기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에 많은 정치인, 경제인들에게 충격과 인사이트를 주었다. 우리나라가 정보화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옥중에서 이 책에 감명을 받고 대통령이 되었을 때 앨빈 토플러를 초청해 그의 식견을 직접 들을 정도였다. 미래의 권력은 '지식'이라는 이 책의 주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너무 광범위해서 주제 별로 따로 글을 적을 생각이다.
나에게도 인사이트가 생기길 바라면서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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