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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서 래컴, 동화를 그리다 (제임스 해밀턴) - 꽃피는책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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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대 삽화가로 꼽히며 현재 판타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서 래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여 컷이 넘는 그림과 그가 남긴 편지와 일기를 인용하고 있다. 책은 아서 래컴의 삶을 서술하면서 당시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평전에 가까운 책이었지만 매혹적인 그림이 있어 눈이 즐거웠다.

  아서 래컴의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그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었던 이 책은 꽃 피는 책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아서 래컴의 상상력을 키워준 건 할아버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할아버지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 줬다. 상상력은 그림으로 이어지고 연필과 종이를 몰래 가져가 어두워질 때까지 그림을 그리곤 했다. 그것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에도 그는 몰래 연필을 가져다 베개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능력 있는 아버지는 풍족한 집안을 책임졌고 폭넓은 상식에 농담과 일화를 곁들이고 노래나 기타로 효과까지 주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모든 집안이 상상력이 폭발하기에 충분했다.

  진학하며 우연히 만난 선생님의 지도는 많은 도움이 되었고 항해를 하며 얻은 경험은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직장인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 예술이라는 직업적인 실패로 인한 쓰라린 실망이 비참함으로 바뀌는 걸 막을 수 있는 건 바로 고정 수입을 가지는 것이었다. 돈은 생각보다 중요하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예술은 모 아니면 도가 된다. 탈현실적인 예술을 할 것이 아니라면 수입에 대한 고민을 덜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래컴의 경제관념은 아버지를 닮아 있었다.

  기회가 왔지만 래컴은 머뭇거렸다. 하지만 용기를 내기 위한 넛지는 필요했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작품을 낼 것을 권유하고 그것은 래컴에게 큰 기회를 잡게 해 주었다. 

  일이 점점 많아지면 효율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마감일을 정해두고 뭔가를 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무언가를 고민할 시간을 줄여주고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단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런 연습을 자주 하면 마감에 대처하는 법도 생긴다. 래컴은 작업을 할 때 자신의 습작에 의지하지 않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급히 그린다. 그럼에도 그는 늘 사전에 계획을 철저하게 세운다.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겪으며 래컴은 문화가 경제를 살아나게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래컴의 많은 기여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그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메달과 훈장을 수여했고 기사 작위를 준 것도 미국이었다. 늦깎이로 성공한 래컴은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도 창의성을 발휘했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 자신의 두 가지 목표 중에 하나를 포기했던 것 같다. 그것은 성공한 뒤에 헛됨을 느끼게 했다. 목표들 중 어느 것도 버리거나 타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명성과 명예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에게 그런 가치가 있는지 의심했다. 하지만 자신의 명성에 대해서는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했다.

  래컴의 그림에는 아름다움과 어둠이 함께 있고 익살과 슬픔이 공존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현실 깊이 뿌리내려 있기에 여전히 우리는 그의 작품을 감상하고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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