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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실은 이것도 디자인입니다 (김성연) - 한빛미디어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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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새롭게 생각하고 만들고 하는 것을 디자인이라고 한다면 나 또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은 어느새 기획과 경영 영역까지 퍼져 나갔다. 츠타야의 마스다 무네야키는 평생을 디자인하며 살아야 한다는 개념을 얘기했다. 우리가 구상하는 모든 것이 디자인인 것이다.

  우리 삶에 널려 있는 디자인의 묘미를 살펴보며 디자인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은 한빛미디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UX/UI이다. UI는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약자이며 UX는 그것을 포함하는 사용자 환경과 같은 개념이다. 유저에게 얼마나 좋은 인상과 편의성을 줄 것인가와 더불어 얼마나 신선한 즐거움을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빠르게 실패하라가 대세인 듯, 애자일이나 린이 자주 등장한다. 최소 가치 상품을 시장에 빠르게 내보이며 가능성을 타진한다. 적은 비용을 들여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기존처럼 완제품을 내어 놓기에는 손실도 심하고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빠르게 진출해서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이 최근 스타트업의 기존적인 전력이 된다.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은 사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더 오랜 시간 잡아두기 위해 그리고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기법들을 사용하고 있다. 서로의 선택을 보상으로 가져가는 틴더에는 게임적인 요소가 있고 무한으로 내리는 스크롤은 사용자의 이탈을 막는다. 내려서 새로고침은 빠칭코의 슬롯머신과 같은 중독성을 가진다. UX 환경에는 심리학이 걸쳐 있는 것이다.

  디자인에 스토리텔링은 중요하지만 이것은 꽤나 오래된 방법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것들이 시도된다. 그중에 눈여겨 볼만한 것이 바로 핍진성이다. 핍진성은 문학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그럴듯한', '있음 직한'일의 이야기를 가지고 개연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개연성과는 다르다. 현실과 다른 세상의 이야기지만 현실과 같은 감각을 지닐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쿠팡의 로켓 배송이나 마켓 컬리의 샛별배송 같은 것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의 반응이 그랬다. '그게 가능해?'

  또 하나의 전략은 브랜딩이다. 사실 이것은 만드는 쪽에서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용자가 만들어가기도 한다. 할리데이비슨은 자주 인용되는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SNS에서 만들어져 가는 밈은 그렇게 소비자 중심의 브랜딩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Simple is best라고 하지만 단순함 자체가 목표일 필요는 없다. 88개나 되는 건반을 모두 쓰지 않는다고 해서 건반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복잡함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혼란스러움만 제거하면 된다. UIX의 창시자 도널드 노먼의 말이다. 아무리 복잡한 것이라도 그 속에 질서를 발견하면 전혀 복잡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하는 많은 행동들은 배우는데 꽤나 고생을 했던 것들이다.

  디자인을 만드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디자인에 중독될 수 있게 노력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의 위험성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스스로는 그것을 거부한다. 빌게이츠나 스티븐 잡스가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미디어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짧은 영상, 짧은 대화는 깊이 생각하는 것을 방해한다. 대화의 길이만큼만 생각하기에 인간은 원초적으로 변한다. 뇌 속에 존재하는 두 개의 시스템 중에 자동 반응 기재가 활성화된다. 그것은 파충류의 뇌일 거다.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원인일 것이다. 2000년에 인간의 평균 집중 시간은 12초였지만 2013년에는 8초가 되었다고 했다. 붕어가 9초임을 감안하면 인간이 얼마나 즉흥적인 동물이 되어 버렸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디자인의 선한 영향력은 더욱 필요하고 윤리적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되었는 듯하다. 성공도 좋지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디자인으로 거듭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하라 켄야는 하얀 종이는 텅 빔이 아닌 잠재력이라고 했듯 선한 디자인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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