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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 (앤 드루얀) - 사이언스북스

야곰야곰+책벌레 2023. 8. 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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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 드루얀은 누구이길래? 당당하게 <코스모스>라는 책을 폈을까? 칼 세이건의 대단한 추종자일까? 그녀의 용기와 당돌함에 호기심을 느끼며 책을 구입했다. 책을 펴자마자 알게 되었다. 앤 드루얀은 칼 세이건의 인생 동반자였던 것이다. 칼 세이건이 세상을 떠난 뒤 다시 한번 기획된 코스모스. 그간 많은 과학 발전을 이뤘고 할 수 있는 얘기도 늘었다. 그녀는 우리에게 어떤 얘기를 하려고 할까?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묻어 있다. 그녀의 코스모스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책은 <코스모스>, <브로카의 뇌>,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등의 칼 세이건의 책의 글들이 모여 있었고 그녀는 그 이야기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했다.

  두꺼워진 질감의 종이에 컬러풀한 도감을 올렸다. 칼 세이건의 문장만큼 맛깔스럽지는 않지만 서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면서도 조금 딱딱한 건 원문의 탓인지 번역의 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은 확실히 칼 세이건 쪽이 좋았다. 아무래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기존의 코스모스가 그리움으로 가득 찬 새로운 코스모스보다 경쾌하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거다.

  이 책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과학 교양서로도 충분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칼 세이건 시대에는 밝혀지지 않은 던 내용과 그가 상상했던 미래가 어떻게 현실이 되었는지도 설명한다. 인류는 미래를 보고 살아가고 있으면 또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그런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 과학이며 과학은 예술만큼이나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은 칼 세이건의 주장과 닮아 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비과학적인 결정은 많은 국가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과학이 미래를 내다보게 해 주었는데 인간은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만다. 미래를 바꿀 수 없다면 굳이 미래를 예상할 이유도 없다. 파멸이 우리 곁에 다가오도록 놔두면 된다. 하지만 인류는 지금껏 미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을 지지하고 또 그렇게 방향타를 조절해 왔다. 앞으로의 미래도 인류는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인류는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속에서 마주칠 새로운 세상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인류는 우주 구성원의 한 일원으로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3차원에 익숙한 우리가 4차원의 세계를 알아가고 양자역학은 더 이상 미지의 것이 아니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주 곳곳을 여행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아주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말이다.

  인류가 우주 곳곳으로 퍼져 나가는 것조차 우주의 섭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살아가는 것이 숙명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은 인류의 의지대로 살아 내는 것이다. 코스모스 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진정으로 코스모스를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우리 자체가 행성의 한 조각으로 돌아가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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