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과학 | 예술

(서평) 고양이와 물리학 (블라트코 베드럴) - RHK

야곰야곰+책벌레 2023. 6. 9. 23:44
반응형

  고양이와 물리학을 엮으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양자역학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 이 고양이는 특별하다. 그래서 이 책은 바로 양자역학에 대한 책임을 알았다. 이것을 알아챌 독자라면 이 책을 잘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꽤나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흥미진진하다. 세상을 양자역학으로 얘기하려고 한다. 마치 마스터이론처럼.

  물리학의 언어로 모든 학문을 해석하려고 하는 이 책은 알에이치케이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학문에는 딥러닝의 '히든 레이어처럼'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작용하는 것들이 있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단하고 또 그렇게 많은 것을 해내고 있는 양자역학은 그런 면에서 가장 도드라지고 유행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굉장히 어려운 학문이지만 SF소설들과 함께 대중에 퍼지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양자역학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우주의 먼지로 이뤄져 있고 빅뱅이라는 것으로 시작해 지금의 복잡한 세상을 이뤘다. 별과 우리의 구성마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우리는 너무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같은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똑같은 법칙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학자들은 세상을 깔끔한 하나의 방정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최종이론의 꿈'은 모든 이론학자들의 꿈이기도 했다.

  특수, 일반 상대성 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도 그랬다. 그는 모든 것은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또한 양자역학에 기여를 했음에도 그는 확률로 얘기되는 양자역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한 그는 죽는 날까지 양자역학을 대신을 것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흘러갈수록 양자의 파워는 강력해지고 있다. 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점점 더 괜찮은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저자는 양자역학으로 '최종이론의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학문에 있는 '끊어진 링크'를 바로 양자역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단언하지는 않다. 그저 현재의 학문의 위치에서 더 미시적은 영역으로 들어설 때 양자역학은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는 물리학을 시작으로 화학, 생물학, 자연과학, 경제학, 사회생물학까지 두루 건드리며 양자역학의 역할 가능성을 얘기한다.

  열역학이 고전 물리학과 양자 물리학 사이에서 살아남는 학문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나눠서 적용하는 것이 쉬웠던 두 이론 사이의 결합이 가능할까? 세상의 네 가지 힘으로 불리는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중에 중력이 그저 열파동일 수 있다는 이론은 놀라웠다. 엔트로피라는 복잡성이 증가하는 흐름에 있는 것이 중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력이라는 건 힘이 아닐 수 있단다. 

  뿐만 아니라 생물의 탄생을 양자역학으로 이해하면 세포 원자의 변화도 양자역학에 기반을 두게 될지도 모르며 그것보다 더 대단한 이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행위가 마치 양자역학 같기도 하다는 얘기는 진화라는 것을 넘어 DNA의 전사와 세포 분열 등이 모두 양자적인 특성을 띄는 게 아닌가 의문을 던지게 된다. 이를 양자생물학이라고 한다. 도서를 찾아보니 몇 권 있는 걸로 봐서 하나의 학문인 듯하다.

   더 나아가서 양자심리학은 어떨까. 인간은 사물을 보며 여러 가지로 파악할 수 있는데 그 순간순간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곤 한다. 예를 들면 직육면체를 2차원 평면에 그렸을 때를 보면 우리는 두 가지의 직육면체를 인식할 수 있다. 모두 존재하지만 인식하는 순간 하나는 사라진다. 이는 수시로 반복될 수도 있다. 이는 뇌의 메커니즘도 양자적이지 않나라고 질문해 볼 수 있다. 그런 것에 기반한 인간의 행동은 도무지 예측 불가능한 경제학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중력이 양자를 어느 하나이게 강제한다는 이론이었다. 그래서 중력의 영향을 받으면 어느 하나로 존재해야 한다. 인간의 판단도 그런 게 아닐까 상상을 하는 저자의 글에 놀라움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한 명이 썼다기에는 너무 여러 학문을 띄어 다니고 있었고 인용하는 책들도 그러했다. 저자는 양자역학을 연구하는 교수인지 학문 덕후인지 잠깐 혼란스럽긴 하다. 인간이 만든 학문의 아래에 흐르는 물리학적 흐름을 캐치하고 질문을 던지는 책은 신선함 그 자체였지만 꽤 어려워서 질문만 받고 대답은 이해되는 만큼만 이해하고 넘겼다.

  굉장히 어려운 얘기를 문장으로 풀어냈다는 게 우선 좋았다. (그럼에도 충분히 어려웠지만) 과학 덕후라면 양자역학 마니아라면 한 번쯤 펼쳐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