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글쓰기 공부

우리글 바로 쓰기 #3(이오덕) - 한길사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22. 23:58
반응형

7. 틀리게 쓰는 중국글자말

  중국글자말 + 한다.

  순수한 우리 말이 중국글자말에 잡아먹히는 꼴은 아기(유아), 말(언어), 글(문장), 옷(의복), 집(가옥), 찬물(냉수), 달걀(계란), 뜻(의미), 거짓(허위), 갈림길(기로)과 같이 이름씨에도 나타나고, 차차(점차), 서로(상호), 천천히(서서히)와 같이 어찌씨에도 나타나지만, 다음과 같이 움직씨나 그림씨도 중국말 다음에 ~한다를 붙여서 우리 말을 모조리 몰아내고 있다.

  밥 먹는다(식사한다)
  일한다(노동한다, 근로한다)
  잠잔다(취침한다, 수면한다)
  쉰다(휴식한다)
  다툰다(경쟁한다)
  싸운다(투쟁한다)
  춤춘다(무용한다)
  논다(유희한다)
  성낸다(분노한다)
  사건이 일어난다(발발한다)
  길어간다(보행한다)
  숨쉰다(호흡한다)
  빈다(기도한다)
  차 탄다(승차한다)
  나선다(출발한다)
  다다른다(도착한다)
  끝낸다(종결한다)
  부르짖는다(절규한다)
  이긴다(승리한다)
  진다(패배한다)
  나아간다(전진한다)
  헤맨다(방황한다)
  가난하다(빈궁하다)
  깨끗하다(청결하다)
  조용하다(정숙하다)
  착하다(선량하다)

  겹말 

  '가끔씩'과 같이 순수한 우리 말에서도 어쩌다 잘못 쓰는 수가 있지만 대개는 중국글자말이 앞서고 그다음에 또 중국글자말이 붙거나 순수한 우리 말의 이름씨나 토씨가 붙는다. 잘못 쓰는 겹말은 모두 바로 잡아야 한다.

  - 기간 동안 (이왕이면 우리말 동안, 사이를 쓰는게 좋다)
  - 기간 중 (기간이나 중 하나만 써야 한다)
  - 심도 깊은(심도 있는 이라고 하면 되지만 심도라는 말은 안 쓰는 것이 좋다. '깊이 있는', 깊은'으로 쓰자)
  - 매일마다(날마다)
  - 과정 속에(과정에 하면 되는데 속을 덧붙였다.)
  - 옥상 위에 (옥상에, 지붕 위에), 1시 이후부터(이후에)

우리 말을 병들게 하는 일본말

  일본말과 우리 말의 짜임에서 가장 크게 다른 점음 우리 말의 토'의'와 일본말의 토'の'가 꼭 같이 보이면서도 크게 달리 쓰는 점과, 움직씨의 입음꼴이 달리 쓰는 점이다. 문장에 자주 나오는 이 두 가지만을 잘못 쓴다고 해도 우리의 말과 글은 아주 치명상을 입게 된다고 본다.

  진다, 된다, 되어진다. 불린다.

  - 아버지의 일을 물어질(물을) 때마다
  - 열흘이나 걸려서 겨우 굽혀진(구운) 숯
  - 4시에 깨워졌다(깨어났다)

  - 세계 최대의 범종으로 만들어지는(만드는) 이 종은 ...
  - 아이들이 한국에서 고아원에 키워지는(키우는, 키우게 되는) 것보다는 ...
  - 또 하나는 국제정세의 변화라고 보여집니다(보입니다)
  - 양키는 집으로 돌려보내져야(돌려보내야) 합니다.
  - 제법 잘 써졌다는(썼다는) 불교소설
  - 평화는 주어지는(주는) 것이 아니다. 지켜져야(지켜야) 한다.

  - 현실에 무관심한 철학은 극복되어야(극복해야) 한다.
  - 국가보안법의 출판규제 폐지돼야(폐지해야) ...
  - 버스회사 일방적 결정 시정돼야(시정해야, 바로잡아야)...
  - 교육악법도 반드시 개정되어야(개정해야) 옳다.

  ~에 있어서

  '~において'를 그대로 따라 옮겨 쓴 것이다. ~에 있어서가 일본말에서 왔다는 것은, 본래 우리 말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글을 읽지 않는 시골 사람들은 이 말을 결코 쓰지 않는다.

  - 일본에 있어서는 (일본에서는)
  - 임신 전에 있어서 (임신 전에)
  - 조선 문학에 있어서 (조선 문학에서)

  그냥 빼면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