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자기 계발

어떻게 말할 것인가 (카민 갤로) - RHK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1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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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조금 바빠서 TED를 만나지 못한 지 꽤 되었지만 20분 남짓한 TED강의는 책 한 권을 읽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남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은 누구보다 탁월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한때 나도 그들처럼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꽤 오래전에 사두었지만 이제야 읽어 본다.

  프레젠테이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스티브 잡스'다. 그의 스탠퍼드 졸업 연설과 애플의 신제품 발표 프레젠테이션은 그야말로 탁월함 그 이상이다. 마냥 부러워만 하던 시절에 읽었던 <ICON 스티브 잡스>에서 그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그는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정말 치열하게 한다. 시나리오 하나하나가 기어 물려 돌아가듯 그렇게 준비되어 있다. 텍스트를 거의 쓰질 않는 키노트 화면은 그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알려 준다. 키워드 마저 없는 화면은 그의 스토리를 거들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발표가 좋은 발표일까? 저자는 TED 연사들의 특징을 분석하여 9가지로 요약했다. 언제나 그렇듯 요약하고 나면 당연한 말들만 남는다. 비법을 알려줘도 똑같이 만들지 못할 거라고 얘기하던 어느 대가의 말처럼 말이다. 우리는 늘 그들의 노력을 '천재'같은 말로 비약하며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감동적이지 않았던 스티브 잡스의 초기 연설을 보면 우리의 말이 변명일 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발표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너무나 말하고 싶은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 지금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이라면 듣는 사람들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진솔하면서도 행복해 보이는 발표자의 모습은 사람들을 집중시킨다. 행복은 그렇게 전염된다.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스토리를 만든다는 것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여는 것과 같다. 그 이야기 속에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청자는 몰입할 수 있다. 물론 대화의 방식은 좀 더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이것을 위한 것은 연습 밖에 없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발표를 연습해 보자. 그리고 적절한 제스처도 섞는다면 청자는 친밀감을 느낄 것이다.

  사람들이 집중하는 것은 오직 하나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말할 때다. 입학 설명회를 듣는 학부모의 눈에서는 레이저가 나갈 듯한 것 같이 말이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될 때, 그것이 놀라운 수치로 나타내어질 때 사람들은 집중하게 된다.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것이라면 더욱 좋다. 그 속에 탄성을 지를 만한 것이 있다면 더욱 좋다. 결정타를 준비해야 한다.

  물론 위트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웃긴 이야기는 분위기를 이끄는데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러 웃기려고는 하지 말자. 그것은 프로 개그맨의 영역이다. 진솔한 얘기 속에서 웃음을 끄집어내야 한다. 자신의 일상에서 행복했던 일을 얘기하는 편이 오히려 좋다. 집중해서 듣는 것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화자는 더 단순하고 쉽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하게 말하려면 자신이 말하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단순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관객은 어렵지 않게 가짜를 구분해 낸다. 자신의 진솔한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더라도 그건 자신만의 생각일 뿐이다. 모든 인간은 서로 다른 점이 있고 그 속에는 특별한 경험이 있다. 아직 갈고 닦이지 않은 원석 상태라 그렇다. 

  문명이 아무리 발전해도 말과 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것을 잘 해낸다는 것은 분명 매리트가 있다. 내 생각을 다른 이에게 오해 없이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 지금의 시대에서 큰 능력임이 틀림없다. 좋은 TED 강의 소개도 받고 말하는 법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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