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자기 계발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소원이 없겠다 (정흥수) - 비즈니스북스

야곰야곰+책벌레 2023. 8. 2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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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한다는 것에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남들 앞에 선다는 것은 떨리는 일이었지만 말 자체가 그렇게 신경 쓰이는 일은 아니었다. 대학교를 입학하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나는 나도 모르게 원치 않는 문장을 뱉어내고 있었다. 문장을 정정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이상한 고집은 결국 사달을 만들었고 그 말을 해명하느라 고생 꽤나 했다.

  13년 차 아나운서 정흥수 씨가 들려주는 말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는 신선했다. 그 내용이 새롭다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그것을 너무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는 잘하는 사람들의 말투가 가르치려 드는 느낌을 주면 괜히 거부감이 들었다. 즐겁게 하는 이 사람의 방법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보다 유튜브에서 먼저 만났다. 이것저것을 찾아보다가도 말하는 방법에 관한 영상이 나오면 가끔 눌러본다. 그녀는 그렇게 만났다. 조금은 딱딱해 보이는 말투와는 달라 보이는 너무 해맑은 미소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지만 그것이 즐거움에서 나온다는 걸 알아채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책을 사서 매일 한 챕터 씩 읽고 있다. 첫 째도 둘 째도 발성이다. 복식 호흡의 중요성은 필요하다. 그것은 말소리를 단단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문장을 알맞게 나눠 재배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목소리의 높낮이 보다 자신이 가장 편하게 낼 수 있는 소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그 뒤로 발음 연습이다.

  우리나라 말이기 때문에 발음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영어 발음은 그렇게 신경 쓰면서 정작 우리말의 발음 법칙을 제대로 따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 발음이 이상한 건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고 연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그리고 발음은 입모양을 부지런히 만들어줘야 한다. 입안에 머무는 소리는 알아듣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크게 입을 벌려야 한다.

  사실 이런 이론적인 부분은 다른 책에도 많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중간중간 다독이는 말이 있어서다. 오르한 파묵의 "나는 서양인도 동양인도 아닌 나다"에 빙의하듯 "내 목소리는 좋은 목소리도 나쁜 목소리도 아닌 내 목소리다"라는 문장 같은 것이 좋았다. 소리를 크게 지를 줄 모르기 때문에 옥타브가 올라간다는 설명도 이해하기 편했다. 

  올해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연초에 목표를 세웠다. 연초부터 터져버린 일폭탄에 여전히 헤매고 있지만 뭔가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시급한 건 발음이었다. 목소리 톤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엊그제도 "여자분이 주문했는데?"라는 말을 들었다. 허스키해져서 남자 목소리처럼 들릴 거라 생각했는데.. 오판이다) 또박또박한 발음만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저자도 복식 호흡을 시작한 이후로 계속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복식 호흡을 시작했지만 어느새 노래연습장이 되어 버렸다. (노래하며 복식호흡 연습.. -ㅅ-) 저자가 가장 중요한 건 좋은 발음을 많이 듣고 들리는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라 했다. 영어 동영상만 보고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발음을 하는 딸을 보며 그게 뭔 소린지 알 것 같다. (나는 JTBC 간판 강지영 아나운서 목소리가 좋으니까 자주 들어야겠다. 남자 목소리를 들어라고!!)

  저자는 10번을 읽고 연습하라고 했다. 나는 이제 한 번 읽었다. 이제 하나씩 파트별로 연습해 봐야겠다. 좋은 톤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하고 발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 나도 제발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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