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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완전한 인간 (발타자르 그라시안) - 교보문고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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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존재하기에 이미 완전하다는 말을 좋아한다. 물질로서는 이미 꽤 괜찮은 완전함이다. 여기에 어떤 욕심을 더 더할까. 저자는 인간의 '인정 욕구'와 '공동체로의 기여'를 중심으로 완전한 인간을 풀어 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은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늘 그 자리에 존재한다.

  <인생을 단단하게 살아내는 25가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자신 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 완전하지는 못하더라도 꽤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이 책은 교보문고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 책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마음이 조금이라도 소란스럽거나 주위에 소음이 섞이면 이내 문장이 뒤죽박죽 되고 만다. 글이 어려운 걸까 번역이 어려운 걸까 아니면 내가 준비가 되질 않은 걸까. 책은 그렇게 특별한 덕목을 얘기하지 않는데도 문장의 갈무리가 쉽지 않다. 철학자들은 원래 문장을 어렵게 쓰는 걸까. 니체나 쇼펜하우어는 어떤 면을 사랑했을까 잠깐 고민스러운 지점을 만난다.

  사실 25가지를 늘어놓았지만 그 속에는 또 '중용의 미'를 강조한다. 뭐든 지나치면 안 되니까. 여러 종류의 조언을 여러 종류의 위인들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 사람이라 그런지 스페인 출신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나라 사랑이 섞인 시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훌륭하면서도 당연한 얘기들이 많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부분은 그냥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으로 넘겨 읽기도 했다.

   '완전한'이라는 단어에서 뭔가 심리적 꼬임이 생긴 걸까? 분명 원서에도 'Complete man'이라고 되어 있다. 근데 번역기로 확인한 'El Discreto'는 '신중한'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발타자르의 책에는 '영웅'이라는 것도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물은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 '사회에서 기능하기 위해 많은 자질이 필요한 신중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인간은 신중하고, 현명하며 지능적이어야 하며 좋은 취향과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 마디로 줄이면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 '완벽한 신사'라고 말하는 것이 이해하기 더욱 편한다. '완벽한 신사'는 모든 시대와 모든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 의미로 목차를 살펴보면 정말 한 번에 이해된다. 책은 꽤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몇 가지만이라도 행동에 옮길 수 있다면 썩 괜찮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 겸손하고 지식을 탐하면서도 때론 절제하고 인내할 수 있는 사람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빠트릴 수 없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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