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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각화 (도미니카 드그란디스) - 에이콘출판

야곰야곰+책벌레 2023. 9. 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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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를 드러나게 하는 것은 도요타 생산 방식 (TPS)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효율을 높이다 보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어디에서 지연이 생기는지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 흐름에 중심에는 간판(Kanban) 시스템이 있다. 모든 공정은 다음 공정에 발주를 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쌓인 간판을 보면 업무의 상태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이 간판은 현대화에 맞춰 e간판으로 진화하였다.

  이 책은 Lean 기업 중에서 이 간판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업무 시각화 방법이다. 제조업이 아니라 하더라도 모든 업무에는 지연이 발생하고 이것은 업무 효율을 저해하는 가장 큰 이유다. 손실 절감은 모든 기업이 원하는 방법이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은 쉬지 않고 일하면 지연이 발생하지 않을 거란 단순한 사고방식에 빠져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직접 느끼고 있지만 이론적으로 풀어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을 명료하게 말한다. 일 폭탄을 던지고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에게 소위 팩트폭행을 하는 것이다. 업무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업무 마감 시간에 맞춰 늘어난다고 말하는 파킨슨의 법칙의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능력을 쥐어짜 내서 하는 일은 결국 마감에 가까운 일부터 하게 되니까 말이다.

  업무 시각화라는 것은 결국 간판의 목적과 똑같이 문제를 보이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개인의 업무를 간판으로 관리하면 얼마나 많은 일이 쌓여 있고 어디에서 정체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멀티태스킹이 되질 않는다. 빠른 전환으로 멀티태스킹처럼 보일 뿐이다. 이는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리소스를 전환하는 작업은 컴퓨터에게 가장 가혹한 일이다. 우리 눈에는 보이질 않지만 S/W의 성능 저하의 주된 이유가 된다.

  인간의 전환은 컴퓨터보다 더욱 많은 손실을 가져온다. 컴퓨터의 경우에는 가져와야 하는 리소스의 목록과 위치가 정확하기 때문에 가져오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지만 인간에게 전환이라는 사건은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쉴 틈 없이 바쁜 이유다. 멀티태스킹을 한다는 것은 동시에 많은 일을 망칠 기회를 얻는 것일 뿐이다.

  업무 효율을 떨어트리는 다섯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너무 많은 진행 중 업무
  2. 알려지지 않은 의존성
  3. 계획에 없던 업무
  4. 우선순위의 상충
  5. 방치된 업무 

  우리 대부분은 아무 이런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을 거다. 특히 너무 많은 업무는 거절을 잘 못하는 인간의 공동체적인 습성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밤을 새우며 일하는 영웅 심리로도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은 제대로 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많은 일을 하게 되면 연쇄 효과가 발생한다. 업무 간 의존성 때문에 다른 업무를 하는 사람이 대기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고객이 오래 기다리게 되고 품질 관리가 되질 않는다. 더불어 구성원들 사이에 짜증이 증가한다. 

  업무의 의존이 많아질수록 지연은 더욱 많이 그리고 길게 발생한다. 팀이 많을수록 불리하다. 그래서 최근 제품 중심의 애자일 조직을 꾸리는 것도 그런 이유도 타 부서와의 의존성을 낮춰 가장 빠르게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관리자가 구성원들을 찾아다니며 조정해야 하는 일을 없애야 하는 것이다. 

  경영진이나 수익을 담당하는 부서는 수익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시스템의 안정성과 유지에 대한 것에 신경 쓰질 않는다. 이것은 지속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일종의 폭탄과 같은 것이다. 몸의 어딘가가 아프기 전까지는 건강검진을 받으려 하지 않는 인간의 심리가 경영자에게도 있다. 문제가 폭발하기 전까지는 그저 자신의 관심사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이런 변화는 쉽지 않다.

  읽다 보니 지금 회사를 들여다보듯 쓴 글이라 인상 깊었다. 많은 회사들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이 도요타에 견학을 다녀와서도 정작 중요한 것은 인지하지 못한 채 재고 최소화, 낭비 절감 같은 돈에 대한 것에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여전히 내 손에 닿아 있는 업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의 상태로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어느 지점인가부터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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