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8월호는 표지로 장식하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의 역사와 그들의 정신을 훼손시키는 자본주의에 대해 얘기하고 나머지 두 개의 큰 이슈로는 국제 사회의 현실주의 이론과 보수화 되어가는 국제 정세를 이야기해 본다. 마지막으로 국내 이슈로 학생과 교사의 인권에 대한 기사로 마무리한다.
세계적인 이슈를 다룬 이 책은 르몽드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우선 가장 흥미로울 FC 바르셀로나에 대해 알아보자. 바르셀로나는 축구팬이 아니라로 알만큼 대단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한때 간판이었던 리오넬 메시를 차치하고서라도 바르셀로나는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컵을 여러 번 들어 올린 경험이 있는 축구의 명가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 도시다. 그렇다 이 도시는 조지오웰의 <카탈루니아 찬가>의 도시가 된다.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독재에 맞서는 곳이기도 하다. 아나키즘의 마지막 항쟁과 같았던 카탈루냐의 정신은 어느새 FC 바르셀로나에 녹아들었고 프랑코의 지원을 받았던 또 하나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영원한 라이벌이었다.
명예직에 가까웠던 FC 바르셀로나의 회장과 이사직은 스스로의 자금을 털어 넣어 운영하던 곳이었지만 운영비는 늘고 재정이 늘어났다. 처음 광고는 유니세프로 후원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내는 것으로 정신을 이어갔지만 돈벌이에 대한 유혹에 대한 저항은 그리 오리 가지 못했다. 구단은 중계권료와 주식 등을 매각할 정도로 불안한 재정 상태를 보이고 있고 어느 틈에 그 정신은 자본주의에 잠식되어 버리고 있다. 구단 그 이상의 구단이었단 바르샤의 운명이 궁금하다.
지금은 민주주의가 대세를 이뤘지만 그 성과에 혁혁한 공을 세운 건 미국이었다. 자유민주주의 승리에 힘입어 미국의 기업들은 세계 속으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좌파의 사민주의도 점차 희미해져 갔다. 좌파는 우파 정책을 참고하며 정책을 펼쳤지만 자본주의의 질서에 충실한 우파보다 더 민주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었다. 정치 효능감을 느끼지 못한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는 대거 등장하는 극우에 손을 들어주었다. 극우는 정통 우파와 다르다. 공약을 남발하고 사실을 조작한다. 부역 언론을 병풍처럼 두르는 이들은 집권을 위해서는 뭐든 한다. 이에 유권자는 더 깊은 환멸을 느끼게 된다. 우파가 극우에서 빠져나오는 것과 좌파가 더 나은 혜안을 제시하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먼저 이뤄질까.
국제 정치를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한 도구는 '현실주의'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야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경쟁의 원칙을 따른다. 특히 강제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전쟁은 정치적 수단의 하나였지만 핵무기의 등장으로 세계 어디에 있어서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은 우선 전쟁을 멈추게 한 상태이기는 하다. 서구에서는 이 '현실주의'를 부정하지만 대표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한 번도 현실주의적이지 않은 적이 없었다. 미국은 독재자들과 쿠데타를 지원하기도 했다.
권력에 대한 무한 욕구는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본능과 같다. 국제체제 자체가 치열한 경쟁의 동기를 부여한다. 모든 국가는 철창에 갇힌 포로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강대국은 의지할 보호자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안보에 대한 인식은 중요하다.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생존과 같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가 독재와 다르게 작동할 것이라고 믿고 독재 국가만이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평화를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국가는 자국의 생존을 추구하는 자기 방어를 원칙으로 한다. 모든 국가에게 세계의 정치 체제의 성격은 중요하지 않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또한 체제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선봉에 미국이 서 있지만 다들 동조하며 따른다는 것에는 생존의 법칙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늘 '세계의 경찰'과 '아메리칸 퍼스트'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다른 세계의 영향력이 약해지면 중국과 러시아가 어김없이 파고든다. 그렇다고 세계에 눈을 돌리면 자국의 경제와 국민의 복지에 대한 불만이 쏟아진다. 미국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단 하나다. '이것이 미국의 문제인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싸움인가? 트럼프는 대선 승리 후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지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단히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해외 파병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준 적은 없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싸움은 단순한 "영토 분쟁"으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간 미국이 참전하며 겪었던 희생은 군수 기업의 기부금으로 배를 채운 의원들과 그 기업들에게 돌아갔다. 우크라이나 지원 파병 반대 여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대선까지 지속된다면 전쟁을 대하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자세가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재미난 기사가 많았지만 서이초 사건을 정리하는 기사로 서평을 함께 마무리할까 한다.
'사랑의 매'라는 단어로 체벌이 당연한 시절에 살았던 우리에게 선생에게 대들고 폭력까지 휘두르는 일은 놀랄 일이다. 촌지를 주지 않아도 되었다는 안도는 어느새 도를 넘어선 부모 갑질로 바뀌어 있다. 학부모는 교사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으며 우편으로 상담을 요청한 뒤 학교에서 지정한 날에만 상담이 가능한 프랑스 제도가 비추어 보면 그 화살은 학부모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았다.
교사의 인권을 위해 교육부와 교사 노조는 무슨 일을 했을까? 사건이 터지고 나서 '학생 인권 조례'가 문제라며 이번엔 교사와 학생을 갈라치 기하는 정부를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오게 된다. 교사의 인권이 보호되지 않는다면 그런 시스템을 만들고 교사의 자질이 문제라면 선정과 교육하는 방법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 아닐까. 이건 교사라는 입장을 넘어 노동자라면 가져야 할 당연한 권리가 아닌가.
2021년 ADHD 환자는 2020년에 비해 18.9%가 증가했다. 2017년에 비해서는 44.4%가 증가했다. 유전적, 환경적으로 발생하는 이 질병은 유전적인 이유를 대기엔 너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제대로 된 치료가 되지 않은 채 교실로 내몰린 학생은 교실 전체에 방해를 주고 교사를 지치게 만들게 된다. 이 질병이 왜 한국에서만 이토록 많이 발생하는지 우리 사회는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하지 않을까? 교사를 탓하기 전에 체벌을 부활시키자고 말하기 전에 이 나라의 아이들이 얼마나 아픈지 밝히고 보살펴야 하지 않을까?
여러 글들이 있었지만 세 가지 이슈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지고 있어서 좋았다.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게 또 시야를 넓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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