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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계간 미스터리 (봄호) - 나비클럽

야곰야곰+책벌레 2023. 4. 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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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미스터리 봄호는 특집으로 인구 구조와 범죄 유형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한국전쟁 후 농업을 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던 인구는 공업 사회로 전환하면서 '둘만 놓고 잘살자'등의 캠페인으로 바뀌었다.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홀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노리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고립된 인간들은 사회성 결여, 정신적 결핍으로 이어지고 공감력이 떨어지게 된다. 인구정책은 미래를 보고 준비되어야 한다.

  미스터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제공하는 계간 미스터리 봄호는 나비클럽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봄호에는 미스터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칼럼이 실려 있다. 가장 넓은 범위에 닿아 있는 SF와 어디에 넣어도 장르가 되는 미스터리와의 만남은 어떨까? 둘의 만남은 미스터리의 영역을 무한히 확장시켜 줄까? 미스터리는 단독 장르일 때보다 서브 장르로 활용될 때 가장 빛나는 장르가 아닐까 논평한다. 다양한 작품에서 액세서리처럼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통 미스터리는 매우 엄격하고 치열한 장르다.

  고전적인 미스터리의 질문을 새롭게 갱신하는 SF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시금 정체성의 수수께끼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과 AI의 등장 그리고 가상현실 등은 새로운 정체성의 물음을 던지고 있다. 사회적 구조 속에서 스스로를 숨길 수 있는 익명의 존재 그리고 사회적 위험은 새롭게 등장한다. 그것을 드러내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SF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치밀한 추리는 미스터리에서 꽤나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이것만이 추리의 자질을 따진다면 수학이나 물리학자만큼 적합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스터리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사건은 왜 발생하는가?'라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수학처럼 치밀해야 하지만 철학적인 질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건의 치밀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인간 탐구라는 의미로 훌륭할 수 있다는 것을 멜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서 보여줬다. 미스터리의 심리 기제를 발동시켜 호기심-혼란-공포의 조합을 부른 뒤, 그 무대 위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내어 보인다. 

  봄호 신인상 작품인 고태라 작가의 <설곡야담>은 설화의 존재를 밑바탕에 깔아 공포의 무대를 만든 뒤 그 위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그것의 답을 찾아가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였다. 그간 계간지에서 읽은 작품 중에서는 완성도가 높은 편이었었나 살인 사건을 대하는 등자인물들이 하나 같이 형사의 마인드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인물과 역할에 대한 부조화가 있었지만 잘 짜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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