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코멘트를 달아 아내에서 선물로 준 적이 있다. 빨간펜으로 이 부분은 맞는 것 같아 혹은 이 부분은 내 생각과는 달라 등등 여러 글을 적어 두었다. 그 책을 받은 아내는 감동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했고 아이가 태어났다. 안드로메다 아이. 모든 게 처음인 부모의 답답함에 샀던 것 같다.
꽤 오래전에 사두었는데 못 읽었던 책 중에 하나다. 이제는 아이들이 훌쩍 자라서 그리고 나름 내공이 쌓인 덕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생각과 행동이 같은 사람은 성인군자이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육아서를 하나씩 정리하기 전에 일독은 해야 할 것 같아서 빼 들었다.
사람들이 다투는 이유도 화해하는 방법도 변하지 않는다. 세상이 변해도 마음이 동작하는 메커니즘은 동일하기 때문이 아닐까. 수많은 문장 중에 단 한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애할 때만큼 하세요"
그렇다. 그때만큼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좋은 것을 나눠주려고 노력한다면 무슨 다툼이 생기고 불통이 생길까. 모든 것은 그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거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될 때 편해진다. 사람은 원래 바꿔 쓰는 거 아니다. 상대를 바꾸려는 순간 상대는 화가 나고 자신 또한 화가 난다. 모든 것은 '넌 그렇구나'에서 출발한다.
모든 소통의 기본은 '경청'이다. 하지만 동시에 예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충분히 듣고 고운 말을 상대에게 전해야 한다. 뭔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대화를 하는 게 아니다. 쓸데없는 대화 속에 속마음이 떨어져 나오게 되는 것이다. 자주 대화를 나눠보다 보면 자연스레 속마음도 전달된다. 우리가 관심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잘 듣고 주절대 보자.
칭찬은 짧게, 자주 해야 한다. 아이를 칭찬할 때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서로에게 마음 상한 일이 있다면 바로 얘기하고 풀어야 한다. 싸움은 하루를 넘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상대가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면 바로 화답해야 한다. 부부는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다. 아이들이 독립하면 결국 또 서로에게 의지하면 살아가게 된다. 그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없다면 황혼 이혼이 되는 거다. 아이들이 신혼여행을 떠날 때 부모는 이혼 도장 찍으러 갈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는 어떨까?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할 만큼 부모의 행동과 말투를 따라 하게 된다. 인정하기 싫지만 아이에게 싫은 모습은 아마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TV 보면서 아이들 보고 책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부모가 그저 묵묵히 자신의 것을 하면 아이들은 원래 그런 건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부부의 대화법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아이들과의 대화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잘못한 점이 있다면 그것이 부모든 아이든 사과를 해야 한다. 방법은 각자의 노력해 보자. 사과는 원래 힘든 거다. 나 또한 사과는 굉장히 힘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문제의 YES-BUT 대화 법이다.
최근에 학생 폭력이 뉴스를 타면서 사람들은 그간 환호했던 오은영 박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하지만 'YES-BUT' 대화법에서 'BUT'을 빼버린 자신들의 잘못은 뉘우치지 않는다. YES-BUT 대화법은 공감한 뒤 잘못을 얘기해 주는 대화법이다. 바로 질책을 하면 아이에게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도 상관없이 잘못한 사람이 된다. 아이에게는 룰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공감을 하고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YES-BUT 대화법이다. 'YES'만 해주는 대화는 아이를 망나니로 이끌 뿐이다.
남편, 아내 그리고 아이에게는 저마다 자신만의 아픔이 있고 그 이유도 명확하다. 그렇기에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야 하고 인내해야 하는 일도 많다. 얼마 전에 김창옥 씨가 한 강의에서 이런 말을 들었던 것 같다.
"결혼은 나의 사랑과 하는 것이다"
대충 이런 말이었다. 내 속에 충만한 사랑을 가지고 결혼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 후 상대가 변했다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내 사랑이 변한 것이다. 대화에는 수많은 방법이 있고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사람 사이를 풀고 잇는 것은 결국 관심과 이해 그리고 인정만이 있을 뿐이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하지만 알게 되면 분명 더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다.
'독서 (서평+독후감) > 교육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렁이의 불행한 삶에 대한 짧은 연구 (노에미 볼라) - 단추 (0) | 2024.04.15 |
---|---|
유대인 아버지의 4차원 영재교육 (현용수) - 쉐마 (0) | 2023.01.16 |
에라스무스 교육방법론 (에라스무스) - 인간사랑 (2) | 2023.01.07 |
스마트 러브 (마사 하이네만 피퍼, 윌리엄 J. 피퍼) - 나무와숲 (0) | 2022.11.04 |
하루 3시간 엄마 냄새 (이현수) - 김영사 (0) | 2022.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