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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야곰야곰+책벌레 2023. 5. 1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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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이 사랑하는 일본 문인 중에 손에 꼽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는 하루키스트라는 팬덤을 가지고 있을 정도며 그의 소설 <노르웨이 숲은>은 430만 부 이상 팔렸다. 한국에서는 <상실의 시대>로 알려진 이 작품은 "100% 연애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내걸며 발간되었다. 

  그는 1949년에 태어났다. 그 당시에는 흔치 않은 외동아들이었고 아버지, 어머니 모두 간사이 출신이다. 부모 두 분 모두 국어교사를 했기에 그는 자연스레 독서가로 자랐지만 부모와 일본 문학에 대해 얘기 나누는 것이 싫어 서양 소설만 읽기도 했다고 한다. 각본가를 꿈꾸며 와세다대학 제1 문학부에 입학. 연극가에 진행했지만 학교보다는 신주쿠의 레코드 가게로 가는 일이 더 많았다. 그는 학생의 신분으로 결혼을 했고 처가살이를 했다. 그리고 아내와 7년간 재즈바를 운영하기도 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등단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차례차례 입상 이력을 늘려 나갔고 <노르웨이 숲>으로 초대형 히트를 치게 된다.

  문화는 국경을 넘어 영혼이 오가는 길이라며 영토 분쟁으로 인한 동아시아의 문화 교류 파괴를 걱정했다. 실제로 그는 안데르센 문학상 시상식에서 "우리에게 맞게 아무리 역사를 다시 써도, 결국에는 우리 자신을 다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불관용, 욕망, 불안 등은 소설가들이 뚫고 나가야 하는 장애물이며 그런 벽을 통과할 자유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했다.

  하루키의 문장은 평이하고 친숙하다. 가독성이 좋으며 명확하게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건에 대해서도 정확한 이름을 사용한다. 대신 스토리가 난해하다는 평이 많다. 하루키는 '논리'가 아닌 그저 '이야기'로 이해해 달라고 한다. 어려운 사건이나 현상을 그는 그저 '격렬한 은유'라고 말하며 그런 면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평이한 문체로 어렵고 난해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그의 영향을 받은 국내 작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점에 대해 조정래 작가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한국 문단에 하루키만큼 영향력을 끼칠만한 원로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는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행을 다니며 에세이도 많이 작성했다. 저의 취미가 영일 사전의 암기라는데 참 독특하다. 생계를 위해 시작했다가 직업이 된 이후 취미라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유일한 취미는 마라톤이다. 유명세에 비해 평범한 차를 타고 다니는 그에게 왜 좋은 차를 안타냐고 묻는 질문에 그는 "내가 번 돈 어떻게 쓰든 무슨 상관이냐"라는 반응도 재밌다.

  그는 방송 출연과 같은 주목받는 곳에 등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다. 평범한 사람 사이에 섞여 유유자적하며 사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평론가가 쓴 글은 읽지 않지만, 독자의 의견은 전부 읽는다고 했다. 오해가 많이 모이면 정말로 옳은 이해가 생겨난다고 믿는다.

  작가지만 책에 대한 집착은 없어 한 번 읽으면 대체로 헌책방에 다시 판다고 했다. 대신 재즈 레코드는 엄청나게 소유하고 있다. 고양이 애호가며 대학 시절부터 유럽에서 살 때까지 항상 고양이와 함께 살았다. 9시 취침 5시 기상을 몇 십 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생선과 채소를 먹고 하루 1 ~ 2 시간 달린다. 오전은 집필을 하고 오후는 취미 작업을 한다.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 재능보다 규칙과 단련을 믿는다고 말하는 그는 오래 쓸 수 있는 작가의 표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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