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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늘 입을 옷이 없는 걸까?

야곰야곰+책벌레 2023. 2. 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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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mu.wiki/w/%EC%9E%85%EC%9D%84%20%EC%98%B7%EC%9D%B4%20%EC%97%86%EB%8B%A4

  왜 입을 옷이 없는 걸까? 사실 질문부터 이해가 잘 되질 않는다. 굳이 생각해 보면 결혼식이나 상갓집을 가야 하는데 양복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던지.. (요즘엔 굳이 양복을 입지도 않아서 그마저도.. )와 같이 특수한 상황에 필요한 의복이 없는 경우가 아닐까 싶었지만.. 

  마나님의 '입을 옷이 없네'와 '입힐 옷이 없네'를 보면 분명 인류의 심각한 고민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분명 나보다 훨씬 많은 옷과 신발을 가지고 있지만 입을 옷과 신을 신발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제 10살이 되는 아들놈은 누나보다 더 입을 옷이 없다고 징징대는 걸 보면 성별의 문제도 아닌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 들고 출근하는 나에게는 사뭇 비효율적인 장면들이다. (뭣이 중헌데.. )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나무위키는 이렇게 정리한다.

  • 유행이 지나 촌스러워 보여서
  • 이미 여러 번 입어 질려서
  • 다른 옷과 어울리지 않아서
  • 옷은 괜찮은데 어울리는 다른 옷이 없어서
  • 드레스 코드가 맞지 않아서

정말 입을 옷이 없는 경우는

  •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 낡아서

정도가 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세 가지가 '의, 식, 주' 이므로 옷은 분명 중요하다. 그럼에도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게 되는 것은 밖으로 드러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명품에 대한 소유욕은 옷의 기능을 넘어 인간이 과시욕에서 기인되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상황에 따른 드레스 코드는 분명 중요하긴 할 것이지만 생각 이상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공작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깃털을 진화시킨 바로 그 이유다.

 

  영국의 한 패션 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 여성이 아침마다 옷을 고르는 데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 6개월 정도라고 한다. 평생에 6개월이면 그리 길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침마다 옷장 앞에서의 고민을 나타내기엔 충분한 숫자인 것 같다.  옷에 대한 이런 집착을 어느 논문에서는 '의복 결핍증'이라고 얘기했다. 옷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실제로 옷이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 한다. 물론 사고 싶은데 못 살 때에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이 감정은 옷을 산다고 해결될까?

  옷을 고르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옷을 고르는 시간대는 우리의 에너지가 충만할 때가 많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의외로 단출한 옷을 입는 것을 즐긴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기억 속에는 늘 같은 옷을 입는 <스티브 잡스>만 있을 뿐이다.

  그들은 옷을 고르는데 에너지를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창의적인 사람일수록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심리가 필요하다. (물론 깔끔하게는 입어야겠지만..) 최근에 본 동영상에서는 사소한 일에 화를 내는 것도 에너지를 잡아먹는 일이라고 했다. 인간은 모두 비슷한 양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옷에 집중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여름엔 반팔. 봄, 가을엔 반팔 위에 카디건. 조금 더 추워지면 등산용 내피. 한겨울엔 그 위에 패딩을 입는다. 수학 공식 같은 나의 코디는 중요한 순간마다 아내의 권유로 변하긴 하지만 일할 때나 평상 시엔 그대로 유지한다. 옷을 잘 입는 편도 옷을 사는 것이 즐거운 것도 아니라 아내가 권하는 대로 산다. (사실 쇼핑하러 가서 눈에 들어 가격표를 보면 후들후들... 싸고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눈이 나에겐 없다. )

  원빈은 찢어진 러닝셔츠를 입어도 멋있고 나는 명품을 입어도 평범할 테니,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데 용을 쓰지 않을 뿐이다. 그 편이 마음도 편하고 에너지도 보존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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