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마음을 치료하는 당신의 물망초 식당 (청예) - 팩토리나인

야곰야곰+책벌레 2022. 11. 1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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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치유하는 상점을 소재로 다룬 소설은 많다. 얼마 전에 읽은 <초콜릿>을 소재로 한 작품이나 <점성술사>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음식을 소재로 한 작품 중에 나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작품은 <미스터 초밥왕>이다. 소설은 아니지만 테크닉과 품평의 깊이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스토리를 모두 품고 있는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미스터 초밥왕>이 생각나 작품이 비교되어 버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책은 그것과 결이 조금 달랐기 때문에 괜찮지 않았나 싶다.

  음식으로 사람을 치유하며 성장하는 요리사의 면모를 보여주는 이 책은 책나누미님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꽤 유명한 음식점 <금귀비 정찬>은 순수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키친이다. 그곳의 후계자 수업을 받는 문망초는 어머니로부터 미션을 받게 된다. 7명의 편식을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요리사의 이야기지만 심리적인 부분이 더 강했다. 책보다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았고 요리 기술의 절묘함 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택했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감동적인 부분을 만들어내며 중간중간 좋은 표현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수제비 편이 좋았다. 할머니와 아저씨의 심리와 조언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의 전개는 모든 면에서 가장 깔끔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채식 떡볶이는 젊은 날의 꿈을 응원하는 이야기라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채소를 억지로 먹게 만든 이야기라던지 어머니의 편식을 해결하는 마지막 미션은 그 자체로는 좋았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전개였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닭 수제비'편이 너무 좋아서 작품 전체를 다 품을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김치 만두' 편부터 머릿속에 계속해서 떠올랐던 <미스터 초밥왕> 때문에 요리 작품 자체의 디테일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해서 생겼다. 편식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음식들이 머리에 그려지지 않고 그걸로 맛있겠다는 상상이 들지 않아 헛헛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작가가 이것을 쓰려고 얼마나 많은 조사를 했을까 싶었다. 읽는 것은 쓰는 것보다 훨씬 쉬우니까. 이상하게만큼 이 책에서는 작가의 노고가 계속 생각났다.

  요리와 로맨스 그리고 힐링이 잘 버물려진 작품이다. 요리 그 자체의 디테일함을 본다면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요리사의 드라마틱함을 본다면 나름 만족하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저 치유받을 따스함을 찾아서 읽는다면 그 역할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유독 햇볕이 많이 드는 곳에 자리 잡은 음식점. 유동 인구나 접근성은 고려되지 않고 그저 기분 좋은 한 끼를 대접할 수 있는 곳에 마련된 음식점. 그곳을 지켜나가는 도 모녀 요리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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