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철학 33

(서평) 니체, 사랑에 대하여 (프리드리히 니체) - 세창출판사

빨강과 망치가 너무 잘 어울리는 니체는 그 격정적인 감각만큼 사랑에 대해서도 그러했던 것 같다. 니체의 사랑에 대한 글을 모아둔 잠언집이 바로 이 책이다. 모든 것은 개인의 해석이며 그것 또한 개인의 책임이라며 주장하는 니체는 사회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하나가 되길 강조하는 사회에 맞서 '책임감 있는 개인'을 사회는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덩어리는 깨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했다. 그것이 삶을 권태로움에서 벗어나 실로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 했다. 그런 니체의 사랑은 어떨까? 빨간 망치만큼 강렬한 그의 사랑 얘기는 세창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루 살로메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져 버린 니체. 그녀는 비범했고 관습에 저항하는 지성이었다. 둘은 이뤄지지..

(서평) 불안 쫌 아는 10대 (이재환) - 풀빛

여러 가지를 다뤄서 좋은 10대 시리즈는 아이가 잘 읽는다. 과학에 취미가 없어 에서는 읽었지만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했던 딸애였지만 이 책은 어떨지 궁금하다. 프로이트와 니체. 이드, 자아, 초자아 그리고 리비도처럼 어려운 단어가 훅 들어온다. 운명을 사랑하고 했던 니체. '아모르파티'는 파티가 아니다. 바로 운명을 사랑한다는 라틴어다. 우리 집 10대는 얼마나 이해할까 사뭇 궁금하다. 프로이트와 니체를 통한 인간의 불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두 위인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이 책은 풀빛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10대가 붙은 책이기에 어린이가 읽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철학 시리즈는 좀 수준이 높달까. 등장하는 영민, 재영, 다빈 도 중2로 설정이..

(서평)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카밀라 팡) - 푸른숲

내가 제목과 추천글을 떠나 무작위로 읽는 이유는 바로 이런 책을 만나기 위해서다. 자페 스펙트럼을 가진 저자가 쓴 너무나도 철학적인 제목. 솔직히 흥미롭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너무나도 즐거웠다. 과학덕후가 아니면 '뭘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건조하고 진지한 글 속에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너무 진지해서 더 웃기면서도 더 많이 슬펐던 이 책은 푸른숲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달 범주에 따라 병명을 구분하였던 병명들 독립된 장애가 아니라 동일한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으로 판단한 뒤부터 사용되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이 증상은 세상에 좀 더 알려지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어느 수준인지는 정..

(서평)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로레인 대스턴) - 김영사

읽고 보니 오해가 있었다.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라는 질문은 '왜 자연에서 찾지?'라는 대답을 해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의외로 명확한 규칙을 보여주는 자연은 우리에겐 무한 신뢰의 대상이며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지속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은 또 다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책의 말미에 이르러서야 알게 되었다. 인간의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느냐? 왜 자연의 당위성을 인간의 규범에 빗대어 권력을 양산하려 하느냐? 의 질문과 답으로 이어졌다. 자연에 대해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하면서 티클만큼의 사실을 가지고 인간을 족쇄에 옭아매는 규범에 대해 비판하는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칸트는..

(서평) 에라스무스 평전 (스테판 츠바이크) - 원더박스

라.. 이름이 낯익은데 잘 기억나질 않는다. 때마침 창비에서 장바구니를 비워주는 이벤트가 있어 장바구니를 뒤지다가 찾았다. 에라스무스는 교육자였다.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광기가 흐르던 시절에 철저하게 중립적인 입장만을 취했던 신학자면서 철학자였던 그는 자신의 안위만 살피던 도망자였을까 극단주의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했던 정신적 지주였을까. 가톨릭이 유럽을 지배하던 시절. 학문으로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고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의 정신은 혼돈의 세월에 철저히 비난당했다.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으로 에라스무스라는 위대한 학자와 인문주의의 평가를 나눠 볼 수 있다. 바람 부는 들판에 홀로 당당히 서 있을 수 있는 정신. 극단주의에 저항하고 모든 사상과 학문에 대해 포용력을 갖췄던 진정한 중립자의..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 현대지성

인간은 태어나면서 '자유'를 가진다. 이것은 자연으로부터 부여받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다. 그런 간단한 이유만으로 '내 맘대로 할 권리'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자유 이념의 근간이 되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그는 도입에 분명하게 밝힌다. 자신이 얘기하는 자유는 '사회적 자유'라는 것이다. 사회적 자유란 무엇인가? 를 묻게 된다면 학창 시절 도덕 시간에 배웠던 '자유'를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은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다. 그 선을 넘어서는 것을 나는 '방종'이라고 배웠다. 자유론에서 얘기하는 자유는 한 문장으로 줄이면 바로 도덕 시간의 그 자유였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강압적인 교육으로 또래와 놀지 못하고 '제..

(서평) 예술의 힘 (마르쿠스 가브리엘) - 이비

현대를 이끌고 가는 것은 과학적 '환원주의'다. 그 근간에는 자연주의와 구성주의가 있다. 인간의 의식과는 상관없이 존재는 실재하며 실재는 하나의 것으로 환원될 수 있으며 그것은 과학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보다 그것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지금의 생각들이 사회, 정치와 맞물려 인종주의, 포퓰리즘 등을 양산하고 지금의 문제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저자는 '신실재론'을 주장하고 있다. 신실재론은 어떻게 보면 현대의 문제에 대한 도전이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어느 시대보다 막강한 자연주의를 넘어야 하지만 이런 도전은 긍정적이지 않을까? 자연주의와 구성주의라는 두 주류에 대항하는 신실재론이 강종하는 예술의 급진적 자율성을 다루는 이 책은 이비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서평) 얼굴 없는 인간 (조르조 아감벤) - 효형출판

우리는 새로운 세상에 대해 '뉴 노멀'이라고 칭하며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는 것을 강조하곤 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강자가 약자가 될 수도 있는 시련의 시기이기도 하면서도 단번에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다. 위기가 기회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또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팬데믹은 어떨까? 진보를 위한 '뉴 노멀'일까?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그렇게 긍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팬데믹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현상들에 대한 반박. 음모론자로 몰릴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지만 우리에게 질문을 과감하게 던지는 이 책은 효형출판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전염병은 항상 있어왔고 또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인간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가고 있고 이제껏 만나지 못한 생명체와 만나..

(서평) 저항할 권리 (조르조 아감벤) - 효형출판

현대에 철학은 있어도 철학자는 없다는 말이 있다. 철학의 자리는 과학이 차지했고 빠르게 변하는 사회는 철학의 사유와 깨달음을 기다리지 않는다. 과거 위대한 철학자의 것들을 현대에 맞게 끼워 맞춰 가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철학서를 찾는 사람의 수는 점차 늘어가는 것 같다. 지금의 시대에는 인문과 철학이 필요하다고 소리 높이는 사람들도 많다. 빠른 과학의 발전 속에서 인간마저 인간이길 고민하는 생각을 내려놓는 비인간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저자는 그런 것들에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팬데믹 시대. 보건이라는 명분으로 법률을 넘어서는 통제를 가하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함이겠지만 그 자체로서 이미 야만적인 결정이라고 얘기하는 이 책은 효형출판의 지원으로..

(서평) 사물의 소멸 (한병철) - 김영사

정보화 시대를 지나 엄청난 속도로 연결되는 사회에 진입하였다. 그런 사회 속에서 우리는 또 빠르게 단절되어 간다. 이번 팬데믹은 개인이 연결과 단절의 모순적인 상황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야말로 양자역학의 세상에 사는 우리의 웃픈 모습이다.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세상은 빠르게 확장되어 간다. 디지털은 많은 사물을 데이터로 만들어 사라지게 만든다. 많은 사물들은 '반려-'를 접두어로 붙여가며 겨우 우리 곁에 머무른다. 사물은 소멸하고 인간은 단절된다.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우리가 관계나 소유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은 굉장히 친절하지 못하다.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철학의 역할의 끝을 잡으려고 하는 것인지 그 자체로 성찰인지는 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