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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53

기획회의 574 - 수집할 결심

구매한 지 얼마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작년 마지막 호였다. 격주마다 발간되는 잡지다 보니 그 사이 발행된 것들은 모두 품절이 되어 있다. 기획회의는 독자를 위한 느낌보다는 출판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맞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그 내용은 소소한 재미가 있다. 574호의 이슈는 이다. 나도 어릴 때 우표 수집을 했었다. 아버지가 집배원을 했기에 모우기도 했지만 아버지 대신해서 배달을 하면서 신기한 우표가 있으면 떼어내서 모우기도 했다. 수집가는 그저 많이 모은다고 수집가가 되질 않는다. 가슴이 뛰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책 수집을 하고 있는 현재라고 얘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럼에도 책 수집을 하는 분들의 얘기를 읽다 보면 이건 좀 차원이 다르다. 멀쩡한 아파트는 책에게 모두 내어주고 자신은..

Littor(릿터)(2022년 12월/2023년 1월호) - 에세이, 소설, 인터뷰

릿터 39호에는 좋은 산문이 많다. 다양한 소재, 다양의 무게의 작품들이 담겨 있다. 정이현 님의 글은 다음 이야기가 사뭇 궁금하다. 모스크바의 전철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종현 님의 이야기도 읽는 즐거움이 있다. 장류진 님의 신간이 될 것 같은 '노랑이 있는 집'의 일부분이 실려 있기도 했다. (생각보다 느린 느낌이 들었지만 딱 중요한 부분에서 끊어 궁금증을 유발하는 편집자님의 노련함에 박수를...) 그리고 서평과 수상작들이 담겨 있다. 문학잡지의 꽃은 아무래도 산문이 아닐까 싶다. 약간 종합선물세트라는 느낌이 있다. 책으로 일일이 찾아서 보려면 어려움이 분명 있었을 거고 투고된 글 중에는 이곳이 아니면 읽지 못하는 것도 많을 거다. (대부분인가) 비비언 고닉의 '사나운 애착'을 소개하며 엄마와 딸 이야기..

Littor(릿터)(2022년 12월/2023년 1월호) - 예의 있는 반말

우리말에는 반말과 높임말이 존재한다. 공손과 겸양의 동양 문화는 언어에 녹아 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은 우리의 자랑이기도 하다. 삶이 하나의 지식 권력이었기도 했고 먼저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다. '장유유서'라는 말에서 그것을 잘 느낄 수 있다. 좋은 기능과 함께 어두운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로부터 어려운 것은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세뇌로 사용되어 왔다. 양반과 귀족의 예법과 매너는 그 자체로 교양과 젠틀함을 의미하고 있지만 이것은 그것을 배울 수 있을 만큼의 여유를 의미하기도 했다. 기득권이 아닌 사람들이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드는 목적이 예법과 매너에 스며 있다. 높임말은 그런 면에서 보면 기득권 보호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벼슬이냐'라는 말과 같이 사람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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