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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62

"그냥"이라고 대답하는 것도 대답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시에서처럼 어떤 질문에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때 '그냥'이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그냥'이라는 말은 어떠한 변화가 없음을 나타내는 부사이면서 행동의 의도가 없을 때 쓰이곤 한다. 때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음을 나타날 때에도 쓴다. 무심코 던지는 말이지만 그 뜻의 폭이 넓어서 종종 오해를 받곤 한다. '그냥'은 꽤나 충실한 답변이 될 수도 있으면서 성의 없는 답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의미가 어떠하든 대답으로서의 기능은 충분하다. 단지 질문자의 의지에 의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대답을 한 사람은 질문한 사람에게 그 의미 부여를 오롯이 맡기는 것일까?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에서 처럼 그냥을 사용할 수 있는 상대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AI는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알파고와 이세돌이 대국을 펼친지도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딥러닝은 하나의 메가 트렌드가 되어서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 속에서 개발된 많은 진단키트나 백신들도 딥러닝의 도움을 받았다. 인터넷서 만나는 챗봇과 우리가 알지 못하게 정보를 걷어가서 제안해주는 수많은 쇼핑과 SNS 추천 알고리즘도 딥러닝의 산물이다. 최근에는 AI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초지능에 기대를 거는 과학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1958년 최초의 인공 신경망 알고리즘인 '퍼셉트론'이 나온 뒤에도 AI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았다. 인공지능에 체스 챔피언을 이길 때에도 그렇게 놀라운 반응은 없다. AI는 한동안 암울한 시기를 보냈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었다. ..

나이 들어가는 걸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세상에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는 바로 '변한다'라는 사실이다. 시간은 인간이 만들어 낸 하나의 기준이지만 그것도 무관하게도 사람은 변한다. 우리는 이것을 늙는다라고 말한다. 회춘한다는 덕담도 있지만 늙어가는 것을 역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피할 수 없는 노화는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노화와 건강은 인간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건강을 지키는 운동, 정신을 맑게 하는 명상은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학자들도 이 주제에 진심이다. 노화를 방지하는 염색체를 찾아내고 세포가 젊어지는 방법을 연구한다.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리려고 노력 중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끝내 죽음과 마주해야 한다. 무신론자지만 독실한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 딱 한 가지 부러운..

소속감을 포기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려면 우선 소속감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소속감을 얘기하려면 사회 정체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 정체성이란 집단의 가치와 나의 가치가 어느 정도 동일한지의 물음으로 얘기할 수 있다. 두 가치가 동일할수록 집단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소속감이란 나라는 존재가 어떤 거대한 것을 일부라고 느끼고 생기는 긍정적인 감정이다. 이런 감정은 집단에 대한 만족감, 결속감, 중심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 만족감은 자신이 집단의 구성원임에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고 결속감은 그 집단을 이루는 다른 이에게 헌신하려는 마음이다. 중심성은 집단이 위협 상황 등에 놓였을 때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것을 얘기한다. 우리 사회에서 소속감이 약한 사람들로는 아웃사이더나 이..

사람들은 언제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까?

어른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 자란 사람으로 '얼우다'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얼우다'는 남녀가 짝을 이룬다는 뜻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단순한 의미다. 아이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이 의미에서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즘은 어른이 참 많이 없는 것 같다. ITZY의 '달라달라'의 가사 중에는 '철들 생각이 없다'라는 부분이 있다. '얼우다'하고 싶지 않은 현대인의 다짐으로까지 확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꼰대와 더불어 어른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부분에서 인용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른다운 어른'을 원하면서도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모순도 분명 존재하는 것 같다. 어른이 되는 기준..

용서란 무엇일까?

딸이 태어났을 때 나는 직접 이름을 지어주려고 여러 가지 성명학 책을 샀다. 그리고 이래저래 머리 굴려가며 지은 이름이 '서연'이었다. 서는 지혜로울 서, 연은 필칠 연으로 정했다. 그런데 나중에 찾아보니 '서'가 지혜롭다는 뜻보다는 용서하고 너그럽다는 뜻이 더 많이 사용되었다. 그때 받은 '용서'라는 느낌에 아이가 살아가며 손해 보며 살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스치기도 했다. 용서는 아주 좋은 느낌으로 때론 좋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용서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감정과 태도의 변화를 통한 의도적이며 자발적인 과정. 쌓여가는 공격적인 마음을 가지고 복수와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버리는 것.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낳지만 용서는 꼭 용서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에 사람들은 용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지 않..

작은 선행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거라고 믿나요?

지난 몇 해 코로나가 덮친 세상에서 우리는 소위 선진국들의 민낯을 보게 되었고 더불어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온기가 제법 남아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전염병 최전선으로 뛰어간 의료진들과 팔지 못할 것 같은 음식을 미리 만들어 기부하는 사람들. 임대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 좋은 일을 한 가게를 일명 돈줄 내는 사람들. 한 번 시작되는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불러일으키며 우리 스스로를 위안했다. 모든 선행은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나의 것을 내어놓고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는 이런 행위를 크고 작음으로 따질 수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자신이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수준의 선행이라면 작은 선행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단일 종인 가 나약한 신체 조건으로 지구의 지배 종이 ..

무조건적인 사랑이 존재할까?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하면 대체로 을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그래서 정말 그럴까 싶어서 찾아보니 이라고 한다. 사랑은 감성만의 능력인가. 부모의 사랑을 보통 플라토닉 사랑이라고 얘기하지만 나는 '이 녀석이 내 자식이지'라는 이성적인 판단이 없다면 그렇게 무한히 내어줄 생각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예쁜 구석도 많지만 속 썩이는 구석은 더 많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찾다 보면 이 생각난다. 해바라기와 같이 그저 바라보는 사랑. 그 사람이라는 존재만으로 무한히 기다리고 사랑을 보낼 수 있다. 자각하지 못하지만 누군가 나를 보며 미소 짓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짝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일까? 연예인을 향상 팬심은 무조건적인 사랑일까? 그것들이 유한하고 행여 짧더라도 그 사랑이 일방적이었음을 인정할..

왜 마음의 건강보다 몸의 건강을 더 챙기게 되는 걸까?

이라는 테마로 정신 수양을 하는 것이 최근에는 꽤 주목받고 있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겪게 되는 심리적 압박은 큰 고통을 준다. 혹자는 에 도전하기도 한다. 를 주장하는 헨리 소로우나 법정 스님 같은 분들도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그럼에도 SNS에는 자신의 건강한 몸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고 템플스테이보다는 헬스장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사회는 마음의 고요함을 찾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정신 수양만 한다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옛 말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마음이라는 것은 심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있다. 뇌는 우리 몸의 20%나 되는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뇌는 게으름을 부린다. 뇌의 생각과 행동의 패턴이..

민주주의는 절차대로 따른 자의 것인가?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는 강의를 많이 듣는 편이다. 1시간에 2시간 남짓하는 강의는 평소에 자리에 앉아 듣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운전 중에는 졸음도 방지하고 좋은 얘기도 들을 수 있어서 자주 듣는 편이다. 일전에는 노무현재단의 에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라는 책에 대한 북 토크를 들었다. 이미 사둔 책이지만 손에 닿지 않아 계속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민주주의 체제는 세계의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선택할 만큼 훌륭한 제도다. 민주주의가 가진 훌륭한 점은 나쁜 것을 견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삼권이 분리되어 있고 서로 견제한다. 명령과 복종을 얘기하는 독재국가와 달리 서로 설득하고 타협하고 논쟁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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