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에서처럼 어떤 질문에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때 '그냥'이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그냥'이라는 말은 어떠한 변화가 없음을 나타내는 부사이면서 행동의 의도가 없을 때 쓰이곤 한다. 때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음을 나타날 때에도 쓴다. 무심코 던지는 말이지만 그 뜻의 폭이 넓어서 종종 오해를 받곤 한다. '그냥'은 꽤나 충실한 답변이 될 수도 있으면서 성의 없는 답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의미가 어떠하든 대답으로서의 기능은 충분하다. 단지 질문자의 의지에 의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대답을 한 사람은 질문한 사람에게 그 의미 부여를 오롯이 맡기는 것일까?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에서 처럼 그냥을 사용할 수 있는 상대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