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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11

B의 세상 (최상희) - 문학동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사회의 문제를 들추어내는 것이 명백한 데 대부분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을 읽으라고 사준 것 같은데 눈에 들어 내가 읽어보니 아이들이 메시지를 잡아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이 책은 적어도 고등학생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고 표현과 풀어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어렴풋이라도 느끼고 있는 것이어야 공감할 수 있을 테고 그것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단계에서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류가 청소년 소설로 되어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책에서 B는 '약자'를 함축하고 있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아이가 B가 될 테고 아이들과 아이들 사이에는..

아버지의 여행가방 :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집 - 문학동네

노벨 문학상은 작가로서는 받을 수 있는 영예로운 상이다. 노벨상은 특정 작품에 상을 수여하지 않고 특정 인물에 수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가 살아온 삶과 작품들을 모두 평가한 뒤 결정한다. 그리고 반드시 살아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작가가 받을 가능성도 높다. 위대한 작가가 세상을 등지기 전에 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벨 문학상 자체로도 우리에게는 흥미로운 일이지만 노벨상 수상 연설은 백미라고 할 수 있고 특히 글을 쓰는 작가들의 연설은 한 편의 책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수려하다. 드문드문 연설문을 접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일일이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수상 연설문에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 있어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집필 활동을 해왔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1Q84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이후로 처음 만나는 이 책은 사실 아내가 구입해 둔 책이다. 벌써 14년이 지난 책이다. 책 아래편에 2010년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아내는 그 해 이 책을 모두 읽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의 1Q84 열풍을 간접적으로 느꼈던 것은 나만 빼고 아내나 처제들이 모두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업무로 바빴을 당시에는 읽지 못한 이 책을 14년이나 지난 지금에 읽어 본다. 무라카미의 소설은 약간 정적이고 아리송했던 기억인데 이 책은 완전 다른 느낌이다. 그 사이에 나의 읽기 능력이 향상된 건지 하루키의 스타일이 바뀐 건지는 잘 모르겠다. SF적인 요소에 미스터리가 더해져 있는 스토리는 아주 정교하게 쌓여 있다. 여러 가닥에서 시작해서 하나로 묶어내는 기술은 일본 여러 작가들에게서 만나는 기법이지만 하루키만큼..

1Q84 #3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하루키는 어떤 글을 추구할까. 앞서 두 권에서 작가는 자신의 소신을 덴고로 통해서 투영했다. 덴고가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짜임새, 쓸데없는 문장이 없는 꼼꼼함. 짧지고 읽기 편한 문장. 끊어지지 않는 텐션. 꽤나 지겨웠던 지난 단편선에 비해서 이렇게 재미나게 글을 썼는지 신기할 정도다. 2권에서 의문이 들었던 부분은 3권에서 모두 해결해 준다. 1Q84의 세계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 그리고 그것을 해낸 덴고와 아오마메.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계속 추궁했던 의문의 목소리. 1Q84의 세계는 주인공 각자가 가지고 있던 삶의 응어리가 모여 있던 세계였고 어쩌면 그것이 리틀피플로 투영되어 나타났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깨고 스스로 걷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1984의 시대로 들어섰다. 어쩌면 빅..

1Q84 #2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책을 계속 읽다 보면 작가는 자신을 작품 여기저기에 투영해 놓았다. 자신의 방대한 레코드에 대한 지식은 물론 아버지가 만주로 징집되어 갔던 일도 덴고의 아버지에게 투영했다. 그 시절의 모습도 아마 작품 여기저기에 투영되어 있을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정확한 명칭을 쓰기로 유명하다. 총기명도 정확하게 얘기할 뿐만 아니라 옷 같은 경우에도 정확한 메이커를 사용한다. 물론 몇 해가 지나도 충분히 검색해서 알아볼 수 있을 거라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다른 작가들이 묘사로 적는 것들을 하루키는 그냥 제품 명을 적어 버린다. 그것보다 깔끔한 설명은 없다는 듯이. 덴고가 글을 쓰는 사람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그의 글에 대한 태도와 작법에 대한 스킬도 종종 나타난다. 1권에서도 그런 부분이 등장했는데, 2권 또한 마찬..

1Q84 #1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오랜만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2009년에 발간되었으니 14년 만에 만났다. 예전에 만났던 들과는 사뭇 다른 조금 더 흥미로운 소재가 가능한 스토리로 채워져 있다. 굉장히 인문학적 글을 기대했을까. SF적인 요소와 미스터리가 버무려져 있어서 살짝 당황스럽긴 했다. 그럼에도 스토리를 쌓아가는 노련함이 역시 무라카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닥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하나의 사건으로 묶이는 과정은 여러 일본 작가들이 자주 쓰는 기법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것마저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Q84를 보면 바로 1984가 생각난다. 처음 책과 만났을 때에도 1984인 줄 알았을까. 그리고 책도 조지오웰의 1984와 묘하게 연결된다. 조지 오웰이 말했던 그 스토리가 1984년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얼빈 (김훈) - 문학동네

몇 해 전 광복절 나는 무엇인가에 끌린 듯 안중근 굿즈를 구입했다. 그기엔 안중근 의사의 유묵으로 적혔던 인무원려난성대업(人無遠慮難成大業)이 손바닥 모형과 함께 들어 있었다. 나는 핸드폰 뒤에 그것을 붙여 두었고 케이스도 투명으로 바꿨다.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큰 일을 이룰 수 없다'라는 말은 큰일을 준비할 일이 없는 나에게도 꽤나 깊은 울림을 주는 문장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일생은 이순신 장군의 일생처럼 그 가치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다 그 이상의 것을 배운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이후였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안중근 의사의 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리에게..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 문학동네

어느 분의 깊은 후기를 읽고 마음에 들어 손에 쥐게 되었다. 굉장히 철학적인 제목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두껍지 않은 책은 나를 방심시켰지만 첫 페이지부터 만난 괴테는 쉽지 않은 책임을 얘기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닿아 역자의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소설이었지만 작가 자신을 주인공에 대입한 자전적 느낌이 강했다. 마치 에세이를 읽는 듯했다. 35년 동안 압축기를 사용해서 폐지를 압축하는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은 세상과 단절된 채 더러운 지하실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폐지를 압축한다. 그 속에는 엄청난 양의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는 그런 책에 이끌려 따로 보관해두고 읽고 또 읽고 하며 교양을 쌓아간다. 고독한 노동 속에서 책은 그에게 즐거움을 주었을 것이다.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 문학동네

주인공 경하의 꿈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왠지 모르게 슬픔이 있었다. 주말에 보았던 부모님의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음인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감정은 나를 뒤쫓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 인선의 전화와 손가락이 절단되어 봉합 후 치료하는 과정의 세밀한 묘사로 나도 모르게 섬뜩함을 느꼈다. 친구 인선으로부터 제주도 집에 홀로 있을 새에게 모이를 주는 일을 부탁을 받는다. 그것은 새를 살리는 일이라고 했다. 경하는 평소 부탁을 잘하지 않는 인선이었기에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제주로 나서게 된다. 절망으로 향하는 행운인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탔지만 괴로운 비행이었고 제주도는 폭설이었지만 경하는 또 아슬아슬하게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게 된다. 인선의 집은 한 번 밖에 가보지 못했어서 길을 헤매다 얼어 죽..

(서평) 모범생의 생존법 (황영미) - 문학동네

유키즈 편에서 한 학생의 얘기가 아직도 기억에 난다. 이제껏 걸러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내가 걸러질 것 같다. 라며 우스개 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치열했던 학창 시절을 다 담고 있다. 내가 학생만큼 치열하게 산 건 아니지만.. 읽는 내내 흐뭇함과 공감이 떠나지 않았던 이 청소년 소설은 문학동네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어설픈 모범생의 학교 생활 나기의 표본 같은 이 소설은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나에게도 학창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청소년들이 읽으면 더없이 공감할 것 같은 책이었다. 사실 나는 이들처럼 그렇게 집요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탈선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냥저냥 공부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온 것 같다. 유빈이라는 아이랑 비슷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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