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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의 기초개념 (막스 베버) - 문예출판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9. 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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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스 베버가 죽은 뒤 아내 마리안네 베버가 그의 유작을 모아 출판한 <경제와 사회>에서 1부의 첫 장이 바로 <사회학의 기초개념>이다. 이 글은 뭔가 새로운 내용을 다루는 것일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논문의 글이 매끄럽지 못해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글을 단순화하고 때론 확대하며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막스 베버가 다룰 작업에 대해 정확성을 추구하기 위해 이 글은 필요했던 것이다.

  사회학이라는 것 은 굉장히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나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을 구매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다. 사실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도 사회 속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사회적 행위를 해석하고 이해하면서 그 행위의 경과와 결과를 인과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사회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행위"란 행위자 또는 행위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어떤 주관적인 의미와 결부시킬 때 또 결부시키는 한에서의 인간의 행동이다. "사회적 행위"란 그 행위가 다른 사람들의 행위와 연관되고, 이로 인해 방향이 정해지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의미"란 또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실제로 생각한 의미"로 어떤 한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생각한 의미이거나 임의의 많은 행위자들이 평균적으로 생각한 의미다. 또 다른 하나는 "전형적인 행위자들이 주관적으로 생각한 의미"다. 말이 무척 어렵다. 

  모든 과학은 "명증성"을 추구한다. 이해의 명증성은 합리적인(논리적이거나 수학적인) 성격의 것이거나 감정을 이입해 추체험하는 성격의 것일 수 있다. 행위의 영역에서 명증한 경우는 그 행위가 투명하고 지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감정의 영역이라면 체험된 감정을 완전히 추체험(공감이라고 얘기하고 싶다)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행위가 지향하는 "목적"과 "가치"를 우리가 완전히 명증하게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우리 자신의 가치와 근본적으로 다른 감정일수록 이해하기는 더욱 어려워지며 단지 지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명증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방법적 수월함 때문에 "목적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외란들은 "일탈"로 간주하게 된다. 이런 방법론적인 수월성 때문에 사회학의 방법을 "합리주의적 편견"으로 당연하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것이 우리의 삶을 사실상 지배한다는 믿음으로 해석해서도 안된다. "의미가 들어 있지 않다"라는 말은 "생명이 없는" 혹은 "인간이 아닌"과 같이 해석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수단" 혹은 "목적"으로서의 연관성이 있는 범주 안에서만 그렇게 얘기할 수 었다. 인간의 주관적 생각의 과정과 상황은 의미와 무관한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해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첫 번째로 어떤 행위의 주관적인 의미를 실제로 이해하는 것이다. 2x2 = 4라는 문장 또는 표정, 감탄사, 동작, 분노 또한 실제로 이해한다. 두 번째로 설명적 이해가 있다. 그것은 상대가 지금 그리고 그 맥락에서 어떤 의미로 그렇게 하는지를 동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벌목꾼이 보수를 받기 위해 나무를 패는지 자신의 기분전환을 위한 것인지 혹은 흥분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면 설명적 이해가 가능하다.

  사회학은 법학의 개념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 개념에는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이것은 사회학이 자기 고유 용어를 만들어 대체하지 않으려는 것이기도 하다. 가능하지만 너무 장황한 일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17개의 항목 중에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지만 뒤로부터는 정리가 잘 되질 않는다. 읽을 때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며 생각했는데, 막상 정리하려니 무엇을 정리해야 할지 감이 서질 않는다. 굉장히 넓은 의미인데 충분히 함축해 놓았기 때문에 더 이상 줄인다는 것이 불가피했다. 오히려 공부해서 더 풀어서 쓰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 뒤로 펼쳐지는 내용은 사회적 행위에 대한 이야기로 사회적 관계, 인습, 법, 그리고 관습에 대한 얘기가 있다. 그리고 사회에서 투쟁. 사회 속에 있는 개방성과 폐쇄성. 단체와 질서, 권력 마지막으로 정치에 대한 얘기로 마무리 짓는다.

  130페이지 남짓한 책이라 빨리 읽겠다는 나의 의지를 꺾어버린 무지막지한 책이다. 세상에 기본이 어렵다고 하지 않던가. 이 짧은 논문에는 사회학의 바탕이 깔려 있다. 아마 몇 번은 더 봐야 하지 않을까. 그때는 필기와 정리도 필요할 것 같다. 지금은 사회학의 맛을 본 정도로만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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