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며 리더십 교육을 받다 보면 예전에는 능력 있고 강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야 그럴 것이 빠른 의사 결정은 급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필요하다고 인식되고 있었기도 했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오너 경영이 주를 이루고 있기도 하고 전략적 리스크가 있는 선택은 회사의 대주주인 오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대단한 착각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책임을 오너에게 미루려는 면식 의식을 키우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너가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못하는 사태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서번트 경영이라고 하여 여러 인재들을 우대하며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경영이 생겨나고 있다. 과연 이것 또한 하나의 트렌드가 될 뿐일까?
'존경하라, 권한을 부여하라, 참여시켜라'를 내부적인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그들의 확장성은 상대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내 것을 내어놓는 전략이었다. 포섭과 같은 사냥의 원리가 아닌 식물이 뿌리를 뻗어가듯 확장을 가져오는 'Giving'에 대해 강조하는 이 책은 윌북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기업의 대표적인 습성이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맞춰서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한다. 일하는 사람에 비해 관리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정점에 서 있는 CEO는 그 역할에 비해 대단한 혜택을 가져간다. 리더는 조직을 강력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착각이 진리로 통용되고 있다. 책은 여러 리더들의 이야기를 하며 진정한 리더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 얘기한다.
책은 미국의 건국에 대해서부터 시작한다. 미국의 건국의 시작을 알기기 위해서는 각종 문건에 사용될 국새를 만드는 일이었다. 여러 번의 컨설팅과 도안이 나왔지만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최종 결정된 도안의 앞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모두 통합하려 했다. 미국을 시작한 13개의 주 그리고 흰머리 독수리와 방패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뒷면에는 피라미드 위의 만물을 꿰뚫는 섭리의 눈을 보존했다. 자는 미국 국새의 앞면에 있는 별자리는 '상호 의존'과 통합의 상징이라면 '피라미드'는 힘과 지속성을 상징했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지금은 '힘'을 상징하는 피라미드의 사상이 중요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가 바로 별자리의 '상호의존'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인 것이다.
사실 Taker와 Giver에 대한 얘기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의 리더십 강의에서 등장하기 시작했었다. Taker는 손해를 보질 않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고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Taker가 많다고 했다. 그리고 Giver들은 손해를 보며 살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위대한 성공을 한 사람들 중에는 Giver가 많았다는 것은 또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했다. 이 Giver들은 보통의 Giver들과 달리 그저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있고 Taking만 하려는 사람에게는 Giving을 멈추는 단호함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세세한 얘기까지는 하질 않고 '상호의존'의 중요성과 그런 태도를 가진 인물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세상에는 이기고 지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적다'라는 말이었다. 이기다의 반대말이 진다라면 '이기다, 진다'의 반대말은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용어들이 이런 승패의 단어들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우정과 사랑, 가족 등 우리는 사실 이기는 것이 무색한 상황에 더 많이 놓이게 된다.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라는 모순 같은 얘기가 명언이 되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가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참여하고 몰두할 뿐이기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독립성이라는 말은 '상호 의존'이라는 개념을 약하게 하고 '개인 의존'이라는 개념을 강하게 했다. 나 이외의 것들은 싸워서 쟁취해야 할 것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나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여 만들어진 하나의 귀한 작품이다. 그런 내가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 또한 모순 같은 얘기다.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생각을 나누고 함께 연대하여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순리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모습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 바로 정계다. 얼마나 논리적이건 설득력이 있건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기기를 위한 정치는 무조건 상대를 부정한다. 그것이 내가 주장하던 이념이었다 하더라고 상대를 부정하는 것에 집중하고 상대를 쓰러트리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토록 지는 것이 싫다면 논쟁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그저 나라에서 느끼는 공포와 희망을 공유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기업도 마찬가지다. 결국 최고 책임자가 결정하게 되겠지만 많은 것을 내어 보이고 참여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열중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일은 없다. 리더는 방향을 잡아주고 수많은 참여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길 유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가치관 경영이며 아메바 경영이다.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가 나의 가치와 맞아떨어졌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아이콘으로 표시할 때 빛나는 전구를 그린다. 하지만 이런 독립성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연결해야 한다. 세상의 변화를 만들고 싶은 젊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오마바는 이렇게 얘기했다. '기꺼이 다른 사람들이 가진 파워를 보려는 마음을 가집시오.". 세상에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우리는 기꺼이 상대의 파워를 인정해야 한다. 그 파워를 얻기 위한 '상호 의존' 그것은 물질적인 Giving이 을 넘어 당신의 참여를 위한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겠다는 Giving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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