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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위치크래프트, 전환의 기술 (일레인 폭스)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9. 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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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도로 변하는 사회.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민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어제의 사실이 오늘의 거짓이 되기도 하고 유행은 먼지처럼 날려간다. 생각의 빠른 전환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는 듯했고, 심리적 관성은 오히려 멈추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 '적자생존'이라고 했듯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꽤나 자극적인 캐치프레이즈이지만 이 또한 사실이다. 

  심리적 전환 기술(Switchcraft)을 위한 심리적 행동 개선과 방법을 개시하는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기민한 사고방식은 멋스럽게 신조어를 사용해서 설명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열린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은 대척점에 있는 논리를 양분하지 않고 느슨하게 풀어놓아 어느 방향의 의견도 경청하고 때로는 수렴하는 행동 양식이다. 이런 심리적 기재는 외부에 크게 동요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세상을 흡수하고 진화하게 된다.

  이런 기재를 또 다른 말로 표현하면 메타인지다. 자신의 상태를 사물화 하여 외부의 시선으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다. 편향된 인식이나 감정 숨김 등을 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기 수용과 맞닥뜨린 현실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줄여나가야 한다. 자신을 인식하고 마음을 열어두는 것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꾸준한 자기 관리 또한 필요하게 된다. 프리츠 펄스는 이런 시간을 비옥한 공백이라 했다.

  회복 탄성력은 특별하다기보다는 닥친 상황에 생각보다 잘 견디는 사람을 얘기한다. 어느 책에는 선천적인 능력이라고 했고,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받지 못하며 자란 아이들 가운데서도 훌륭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다고 했다. 선천적으로 이런 능력이 없는 아이들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서 나아질 수 있기도 하다.

  인간이 빠르게 변하지 못하는 것은 본능적인 것이기도 하고 생물학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인간은 안정적인 상황과 예측 가능한 환경을 좋아한다. 뇌는 정해진 패턴대로 움직이길 좋아하고 늘 예측한 대로 반응을 한다. 하지만 미래는 늘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늘 불확실성 앞에 서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펼쳐졌을 때의 반응을 연습하는 것은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인정'이다. 지금 상황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 부정과 자기부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놓인 현실에 대해서 '왜?'라고 묻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5 Why 기법처럼 늘 '왜'라고 물어보라고 배웠는데, 지신의 심리를 파악할 때는 'How'로 물어야 한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지?'라고 묻는 방법은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늘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적 겸손'은 다른 사람의 견해를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을 기꺼이 수정할 수 있게 해 준다. 지적 겸손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우리 뇌는 '인지적 구두쇠'이기도 해서 경직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지적 겸손을 유지하고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태도와 성장하겠다는 마음가짐 그리고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상에 변한다는 사실 이외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엔트로피 법칙'처럼 변화는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연구에서도 변화는 신체를 힘들게 하고 병들게 하기까지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보다 창의적인 사람은 누구보다 오랜 시간 함께한 물건이나 사람들이 함께 있다. 그들이 루틴을 만드는 것 또한 창의적 활동에 대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굉장히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지만 너무 많이 담으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교양서를 넘어 교과서가 되어버릴 것 같은 전문용어들의 등장은 나를 유식하게 만들겠지만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생각보다 새롭다는 생각은 들지 못한 것은 그동안 심리학, 뇌과학 책을 많이 읽어서이겠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굉장히 어려운 것들을 굉장히 쉽게 할 수 있을 듯 적어 놓은 점은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의 표현이라 이해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두껍고 생각보다 신선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노력을 조금 더 보태서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어보는 게 여러모로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이 너무 두꺼워 읽기가 두렵다면 이 책으로 대안을 삼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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