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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을 포기할 수 있을까?

야곰야곰+책벌레 2022. 5. 2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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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려면 우선 소속감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소속감을 얘기하려면 사회 정체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 정체성이란 집단의 가치와 나의 가치가 어느 정도 동일한지의 물음으로 얘기할 수 있다. 두 가치가 동일할수록 집단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소속감이란 나라는 존재가 어떤 거대한 것을 일부라고 느끼고 생기는 긍정적인 감정이다. 이런 감정은 집단에 대한 만족감, 결속감, 중심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 만족감은 자신이 집단의 구성원임에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고 결속감은 그 집단을 이루는 다른 이에게 헌신하려는 마음이다. 중심성은 집단이 위협 상황 등에 놓였을 때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것을 얘기한다.

  우리 사회에서 소속감이 약한 사람들로는 아웃사이더나 이방인들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집단보다 개인의 성향과 기호가 더 중요하다. 그렇다고 소속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약한 연결고리만 있을 뿐이다. 다른 한편으로 소속감을 박탈당하는 경우도 있다. 왕따의 경우가 그렇다. 그들은 대인 기피증과 함께 은둔자 생활을 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집단은 위험한 것이지만 결국 가족이라는 작은 집단에서 의존하거나 국가나 인류라는 아주 큰 집단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만족스러운 수준이 되긴 힘들지만 그렇게 소외된 자를 위해서 챙김은 이뤄진다.

 

  인간은 신체적으로는 나약한 생명체이기 때문에 집단을 이루며 살아왔고 그 공동체 감각은 본능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의 존재는 공동체 속에 영향을 끼침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 아들러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기 수용'과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타자 공헌'을 통해서 내재된 공동체 감각을 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영향을 끼친다는 말은 '행위'가 아니라 '존재'를 의미한다.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 비관적인 사람들조차도 어쩌면 자신의 존재를 공동체에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세상을 등지려고 하는 사람들도 어떻게 보면 공동체에 영향을 끼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아웃사이더나 이방인도 결국 자신의 행동으로 공동체에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어 있는 것이다. '타자 공헌'이라는 것은 남을 위해 하는 행동이 아니라 내 가치를 실감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모든 집단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소속감이라는 것을 잃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가능하다고는 얘기하지 못할 것 같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도 영향을 주는 우리는 지구 공동체며, 우주 공동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소속감은 포기하는 게 아니라 외면하는 것 정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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