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는 페이스북 그룹방에 해당 그래프가 올라왔다. 한눈에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우리 주위에도 혹은 우리 중에도 조금 알게 되면 전부를 알게 된 것 마냥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인가를 하나 알았다는 기쁨은 이로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진행 이해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아인슈타인은 어린아이가 이해할 정도로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더닝 크루거 효과는 심리학자 더닝(Dunning) 교수에 의해서 탄생하였다. 더닝 교수가 주목한 심리 상태는 바로 <자신감의 환상>이었다. 더닝 크루거 효과에서 말하는 능력 부족은 기술 수준과 기술의 수행 능력을 얘기한다. 이것은 고학력이나 높은 지위를 가진 비숙련자가 그렇지 못한 숙련자보다 자신이 더 낫다고 깔보는 것과는 다르다. 전문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깨달음의 곡선으로 얘기하고 싶다. 이 그래프를 보자마자 생각나는 것이 탁구장 명언이었다.
하수는 가르쳐달라고 하지 않았는데 가르쳐 주고,
중수는 가르쳐 달라고 해야 가르쳐 준다.
그리고 고수는 돈을 줘야 가르쳐 준다
그저 친절한 고수분들도 계시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성격 상의 차이도 있겠지만, 탁구를 오랜 시간 쳐본 사람들은 상대를 가르친다는 것에 매우 조심스럽다. 특히 레슨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라면 연습 상대만 되어 줄 뿐 기술적인 부분은 코치와 얘기하라고 말한다. 잘못된 방법으로 틀어진 자세는 고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하수들은 어느 날 갑자기 기술이 잘되면 기쁘다. 깨달음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자신의 감을 설파하러 다니기 바쁘다. 하지만 그것은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중수들은 안다. 그렇기 때문에 가르침에도 신중해진다. 이 모든 것을 깨달은 고수들은 당연히 깨달음의 대가를 원하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물론 이렇게 삭막하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주장을 엄청 자신 있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세를 꺾고 싶지 않아서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조금만 더 공부하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너무 자신만만해서 공격적이게 되면 응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면 주장하지 않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가면 효과라는 것은 더닝 크루거 효과의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한다. 숙련된 전문가임에도 정확한 자기 평가가 되지 않아서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사람들을 얘기한다. 회사에서 구석에서 홀로 고공 분투하고 있는 친구들이 이에 많이 해당된다. 그래서 이직할 생각이 없어서 한 번씩 구직 사이트를 둘러보고 자신이 업무가 다른 회사에서 받는 연봉을 확인해 보라고 얘기하곤 한다. 늘 같은 일만 한 해서 자신이 그다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메타인지까지 가게 되는 것 같다. 더닝 크로거 효과나 가면 효과에 빠지지 않으려면 결국 열심히 배워야 하고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재평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학사 : 난 무엇이든 다 안다.
석사 : 내가 모르는 것도 많다.
박사 : 난 아무것도 모른다.
교수 : 난 진짜 x도 모르는데 내가 말하면 다들 믿는다.
(나무 위키)
나는 석사니까 딱 석사에 맞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다. 무지는 지식보다 더 강한 확신을 주기도 한다. 공자의 유명한 말인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 또한 위대한 물음이다.
깨어 있기를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노력하는 사람들은 안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깨어있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갑자기 내가 아는 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더 공부해야 한다는 신호로 생각해야겠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벌써 몇 번이나 아는 척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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