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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울다가 웃었다 (김영철)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3. 1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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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실없이 보일 정도로 오버스러운 개그맨 김영철의 에세이다. 그의 호들갑은 나에게는 그렇게 호감은 아니었지만 무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는 형님>에서는 존재감 없음이 존재감이지만 라디오에서는 쉴 새 없이 떠드는 에너자이저이기도 하다.

  개그맨 김영철의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이 에세이는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하춘화를 모창 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 개그맨이면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시끄러운 캐릭터인 것만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아는 형님>에서는 무시당하는 케릭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녹아드는 것이 오히려 호감이 된 캐릭터기도 하다. 어디서나 잘하거나 잘 못하거나 하는 사람이 섞여 있다.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는 행동도 필요하지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끝없을 것 같은 에너지는 어머니의 피에서 온 듯하다. 그의 외가는 동네의 스피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선천적인 DNA가 그렇더라도 힘든 일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김영철의 마음가짐은 '행복은 빈도다'라는 챕터를 통해 알 수 있다.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무조건 'So Happy'라고 얘기하는 그는 행복을 느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기 때문이다. 일단 행복하다고 얘기하다 보면 행복한 일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겸손에 대한 생각도 신선했다. 우리는 칭찬에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한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잘하는구나'라는 반응에 '나도 알고 있어요!'라고 대답할 수 있으면 어떨까? 내가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과 오만함은 해석의 차이에 있을 뿐이니까. '잘하네'라고 얘기할 때 '타고났지. 올림픽에 나갈 정도는 아니지만'이라고 얘기해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김영철은 영어 잘하는 개그맨으로도 유명하다. 서경석이 진행하던 스타특강쇼나 세 바퀴 등에 나와서 강의하는 거의 모습에서는 유쾌함에 더불어 유창함이 있다. 그가 영어를 꾸준히 열심히 하는 이유는 미국에서 활동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도 미국 프로에도 출연했다. 꿈을 얘기하면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많다.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불가능한 일을 한다는 듯 애처롭게 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뭐 어때. 우리는 우리만의 속도로 가면 되는 게 아닐까. 사과나무와 떡갈나무가 같은 속도로 클 수는 없다. 그저 각자의 능력에 맞게 커 가다 보면 그 속에서 자신만의 장점도 생기고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인생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없는 사람이 없겠냐마는 김영철은 생각보다 많은 비아냥을 받는 연예인이었다. 그 속에서 발견한 옥석 같은 댓글로 연예인을 이어가는 원동력을 찾았다고도 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항상 웃고 있었고 에너지가 넘치고 있다. 매일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겸손함 뿐 아니라 그 자리의 중요함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유쾌하기만 할 것 같았던 개그맨 김영철의 아픈 곳과 그것을 이겨내는 마음을 알아가는 에세이였다. 힘든 자신을 응원하는 김영철만의 방법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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