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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제국의 시대 (백승종)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2. 3. 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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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욕망은 많은 제국들을 만들어 냈다. 새로운 물이 들면 오래된 물은 밀려나듯 영원한 제국도 없다. 모든 생물에게는 탄생과 죽음이 있듯 국가에도 흥망성쇠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넓은 영토와 문화를 아우르는 제국의 전성기와 퇴폐 기를 들여다보며 지금의 시대를 조명해 본다.

  로마, 몽골, 오스만 제국부터 근래의 영국, 미국, 소년, 중국에 이르기까지 제국이라고 불릴만한 나라들의 성공과 실패를 들여다보는 이 책은 김영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옛일을 되돌아보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기술과 문화는 발전하겠지만 인간의 욕심과 권력에 대한 욕망 혹은 예상치 못한 재난 등에 의한 쇠락은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특성 일지 모른다. 로마제국부터 미중 패권경쟁까지 두루 살펴보다 보면 어떤 지도자와 사회가 제국을 만들었고 어떤 상황이 제국을 망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제국의 발전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기술에 대한 관심이 큰 영향을 주었다. 근래에 주요한 사건은 영국의 산업혁명이 있고 독일의 히틀러가 공업을 우대한 뒤 군수산업을 일으키기도 했다. 동아시아에서는 다른 나라들보다 빠르게 서양의 기술을 익혔던 일본이 있었다. 조금 더 고대로 가면 칭기즈칸은 기술자들을 우대하였다. 오스만 제국 역시 적군은 모두 죽여도 기술자들만큼은 죽이지 않았다. 로마는 도시 자체가 기술 집약체였다.

  그럼 제국의 쇠락은 어떨까? 발전과 정반대에 놓여 있다. 권력을 잡은 기득권들이 그것을 놓지 못해서 변화에 대항하다가 자연스레 망하게 된다. 새로운 것을 배척하고 내 것이 최고인 마냥 하는 자세는 수용하지 못한 집단에게는 불만을 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들을 받아들이지 못해 시대에 뒤떨어지게 된다. 청나라가 그랬고 조선 또한 마찬가지다. 개혁의 실패와 막강한 권력의 이양에서 오는 위험을 넘지 못한 많은 제국들은 그대로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제국을 조금 더 빨리 약하게 만든 것은 기후나 질병도 있다. 히틀러나 나폴레옹이 추위에 못 이겨 패전을 한 것은 기본이고 몽골제국이나 유럽은 많은 나라들이 흑사병 때문에 빠르게 쇠퇴하기도 했다. 근래에는 사스부터 코로나에게 이르기까지 질병은 많은 나라들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근래의 제국은 미국과 소련이었다.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과 소련은 그렇게까지 사이가 나쁘지 않았지만 소련이 약해져 가는 틈을 타서 미국은 강력한 양극체제를 구도를 만들었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임을 내세웠고 소련은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지 못하고 여러 국가로 분리되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신보수주의가 팽배해졌고 보호무역조치뿐만 아니라 트럼프와 같은 대통령을 당선시키기까지 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전쟁으로 잃어버린 세계적인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두 나라의 싸움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전쟁이 없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제국은 전쟁으로 세력을 넓혀 갔지만 지금의 시대에 전쟁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며칠 전 러시아가 우크라니아를 공습했다. 푸틴에게는 명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쟁이 지지받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이 실패로 끝나면서 옛 향수에 취한 듯 푸틴의 전체주의 국가로 변해버린 러시아를 우리는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썩는다. 그것은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큰 강물일수록 굽이친다. 권력이 클수록 풍파가 많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점점 더 승자독식의 사회가 되어 갈 것이다. 따라가기에도 벅차기도 하지만 변화의 물결을 뒷짐 지고 바라보다가는 뒤쳐지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챙겨야 하는 것은 양극화다. 권력이나 부가 한쪽으로 쏠리게 되면 그 불만은 분명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하나의 제국을 얘기하자면 한 권으로 책으로도 부족하지만 제국들의 부흥기와 쇠퇴기를 읽어가면 현재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 또한 조금 더 넓어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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