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는 마음의 연구이기도 하다.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 생각하던 중세 이전의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마음은 일종의 뇌의 작용이다는 게 과학적인 생각이 맞을 것이다. 마음이 고장 난 병도 이제는 과학적으로 접근하며 여러 가지 치료법이 생겨나고 있다. 임계점을 넘어버린 마음의 병은 더 이상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뇌의 일반적인 지식과 함께 마음의 병에 대해서 얘기하는 이 책은 21세기 북스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펼치며 기대했던 것은 심리병 혹은 마음의 병이라고 얘기하는 것들에 대한 지식과 치료 접근법 등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지식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뇌에 대한 지식을 설명하는 것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했지만 생각보다 짧은 페이지에 어려운 뇌과학의 이야기를 많이 풀어놔서 얼마나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심심 북스에서 출판된 바이블 수준의 <뇌 과학의 모든 역사>를 읽은 후라 굉장히 빠르게 읽혔다. 사실 책의 절반 이상은 복습의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부분은 마음의 병에 관한 이야기와 행복에 관한 이야기였다. 감성적인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무미건조한 내용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의 병은 결국 뇌의 병이고 행복은 뇌의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문제이기도 했다. 우울하다는 것은 뇌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운동은 신체 활동을 활성화하기 때문에 우울할 때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울하다는 것의 어느 임계를 벗어나면 의지로 해결할 수 없다. 의지가 곧 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때에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인의 네 명중 한 명은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절반만이 전문의와 상담을 한다고 합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마음의 병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서이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정신분열을 조현병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면 정신병원도 마음 병원으로 바뀌었죠. 마음의 병은 점점 늘어가는데 이제 우리 사회도 하나의 병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로 갔으면 합니다. 치료를 해야 좋아지지 놔두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행복은 철학적으로 얘기해야겠지만 신경학적으로 본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호르몬들이 몇 가지 있지요.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엔도르핀입니다. 하지만 이 호르몬은 짧은 시간밖에 행복하게 해 줄 수밖에 없다네요. 긴 행복을 가지려면 신체적 고통이나 가혹한 시련이 있을 때 나오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인문학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고생 뒤에 낙이 온다>, <인고의 뿌리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같이 말이죠. 이 코르티솔이 도파민과 섞이면서 엄청난 행복감을 준다고 하네요. 운동 중독이라는 것도 이런 한 측면이 아닐까 합니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해서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직관의 인간이 AI의 연산에 뒤진 것을 확인한 <알파고> 이후의 세상은 인간과 AI의 공존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두꺼운 뇌 과학 서적이 부담스럽다면 이런 책도 꽤 좋은 대안일 것 같다. 두꺼운 바이블을 읽은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짧은 시간 교양 지식을 쌓듯 뇌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분들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은 서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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