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소마 (채사장) - 웨일북

야곰야곰+책벌레 2021. 12. 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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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문명으로 시작하여 중세 유렵을 거쳐 나아가는 주인공 소마의 약 80여 년 정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은 아이의 삶에서 노년의 삶까지 인생의 굴곡을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삶 그 자체에 돌아보고 질문한다. 

  쏘아진 화살처럼 옆에서 보면 굴곡진 인생이지만 위에서 보면 곧은 우리 삶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이 작품은 웨일 북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아프리카 어느 작은 마을이라고 보일 듯한 한 마을에서 소마는 제사장으로 보이는 아버지를 두고 있다. 성인식을 보이는 듯한 의식으로 소마의 아버지는 활과 화살을 가져오라 한다. 소마는 누구보다 빠르게 활과 화살을 어머니에게 받아가지만 어머니는 마냥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아버지는 넓은 들판으로 활을 쏘곤 소마에게 화살을 찾아서 돌아오라 한다. 소마는 처음으로 집을 떠나 여정을 떠나게 된다. 아버지는 올곧은 화살과 올곧은 여행자는 삶의 여정에서 길을 잃더라도 자신을 믿고 곧게 나아가면 결국엔 무사히 도착하게 될 것이라 했다.

  1장은 소설 전체가 던지는 질문과 답이 모두 들어있다. 지대넓얕을 지필 했던 저자답게 단순한 흥미보다는 철학적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다. 1장에서는 알 수 없는 어느 신에 대한 절대적 복종에 대한 선택을 종용받지만 소마는 스스로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그런 뒤 돌아온 마을은 모두 불탔고 소마는 유럽의 어느 집에서 사무엘이 되었다.

  1장과 2장의 장면 전환이 너무 심하게 되어서 사무엘로 불리는 아이가 소마일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마을로 돌아왔을 때의 충격으로 기억을 대부분 잃어버린 것과 이미 삶에 대한 큰 답을 얻은 듯한 해탈한 행동이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세상 물정 모르던 소마는 기사단에 들어가서 '고네'를 만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인물들 때문에 채찍에 독이 발린 지도 모른 채 고네의 형벌을 자신이 집행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세상에 눈을 뜨게 해 주고 연모하는 마음을 품었던 '고네'의 죽음은 사무엘을 소마로 되돌려 놓았다. 그는 영웅이 되었다.

  대부분의 소설이라면 이 정도에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소마에게 다시 몰락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진정한 삶, 진행한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한 쏘아진 화살은 잠깐 헤매지만 결국 제 길을 찾고 가고자 하는 종착지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는 소마의 아버지의 말이 생각나게 한다. 무엇을 깨달았는지 물어보는 아버지의 환영은 스토리를 다시 처음으로 돌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의 삶을 원하느냐는 질문은 삶에 후회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첫 장에 묘사한 신의 모습. 보는 자, 듣는 자, 말하는 자, 냄새 맡는 자, 느끼는 자. 인간의 오감을 극으로 체득한 자가 신이 되지만 모두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얘기하면 시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과 부도 권력도 삶에 흘러가는 가운데 만나는 하나의 풍경이었고, 결국 오롯이 혼자만 남게 되었다. 

  굉장히 넓은 폭을 가진 이야기. 철학적인 질문을 종종 던지기도 하고 스토리 내내 이쯤이면 되었냐는 내면의 질문과 조금 더 살아보겠다는 의지. 이 삶이 네가 원하는 삶이냐고 물어보는 것 같기도 하고 너는 길을 헤매고 있으니 포기하라는 얘기이기도 했다. 소마는 아버지의 말처럼 곧은 화살이었고 헤매었지만 여정은 결국 마무리되었다.

  인생은 희노애락으로 가득 해지만 결국 홀로 살아가는 고독한 삶이다. 삶의 지속력은 결국 내면의 내가 던지는 유혹과 질문에 계속 답하는 것이다. 내 삶을 지속하는 나의 의지. 내 삶에 대한 질문의 소중함. "인생의 여정에 두고 온 것은 없는가?"를 질문하며 다시 찾으러 나설 것인지도 본인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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