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서평)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파리 리뷰 엮음) - 다른

야곰야곰+책벌레 2021. 12. 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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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리뷰>는 타임지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라는 격찬을 받은 미국의 문학 계간지다. 프랑스 파리에서 창간하여 그 간 수백 명의 작가가 글을 투고하였다. 대단한 작가들의 단편들의 모음이었지만 나에게는 조금 어려웠다. 글이 눈에 잘 들지 않았고 머릿속에 정리가 잘 안되었던 것 같다. 바쁘게 읽어서 더 그런 것 같다.

  다채로운 15편의 단편들을 모아 만든 이 책은 다른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단편 소설은 어때야 하는지 도입에서 설명을 하며 들어간다. 단편은 그냥 짧기만 한 글은 아니다. 글에서 계속 들어냄으로써 정말 필요한 단어들로만 이뤄지게 만들어야 한다. 책에서는 단편에서 남은 문장은 사라진 모든 문장들을 함축하고 있어야 한다고까지 얘기한다. 단편은 쓰는 사람들도 힘들지만 읽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쉬운 장르는 아닌 듯하다.

  단편은 금방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책에 실려 있는 단편을 보자면 한편 한편을 장편을 읽을만한 수준의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다. 다행스럽게 매 글 뒤에는 글에 대한 감상과 평가가 함께 기재되어 있어서 읽어보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정말 이렇게까지나 느낄 수 있을까라는 수준의 차이를 실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글을 전문적으로 읽는 사람임에도 3번을 읽었을 때 비로소 그 느낌이 뚜렷해졌다고 하니 10쪽에서 30쪽 정도의 단편이지만 300페이지의 글을 읽을 만큼의 노고가 필요한 듯하다.

  글 하나하나는 메시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 건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글들도 있었지만 스토리가 지나가고 나서도 무엇을 읽었는지 감지 잘 잡히지 않기도 했다. 아무래도 곱씹고 곱씹는 작업을 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이 책은 즐겁게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공부하며 읽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글을 적을 때 어떻게 하면 군더더기 없이 적어낼 것인가. 어떤 묘사로 긴 글을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인문학에 대해 깊이 있게 즐기는 사람에게는 수학 문제를 푸는 듯한 즐거움이 있을 것 같으나 나처럼 가볍게 즐기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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