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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비만이 사회문제라고요? (박승준) - 초록서재

야곰야곰+책벌레 2021. 11. 1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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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는 농경생활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40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체중이 늘어갔다. 식품은 하나의 산업이 되었고 인격이라고 치부되던 똥배도 이제는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으른 사람이 되었다.

  개인의 몫이지만 사회적 문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고 얘기하는 이 책은 초록 서재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동일 저자의 <비만의 사회학>을 요약한 책이다. 청소년을 위한 도서이며 두꺼운 책이 어려운 성인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들 담고 있다. 사실 어린이 도서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글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청소년을 위한 도서였다.

  아주 오래전 그려진 미인도를 보면 살짝 갸우뚱해진다. 이 사람이 미녀였다고?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비너스들이 그랬고 양귀비의 초상화 또한 그랬다. 중세 시대의 초상화에는 일부러 후덕하게 보이게 그리는 것이 미덕이었고 뱃살은 인품이며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들은 우량아였던 시절이 있었다. 시대가 흘러 뚱뚱함은 게으름의 대상이었고 전시에는 전쟁터에서 밥을 축내는 매국노이기도 했다.

  식품산업의 발달은 음식의 획일화를 가져왔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패스트푸드는 소비되었다. 탄산음료는 당 중독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음식은 하나의 산업이 되었고 더 많이 팔기 위해 사람의 심리를 본능을 자극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비만이 되는 것을 단지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문제의 책임은 개인 본인의 것이지만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사회가 환경을 개선해줄 수 있지는 않을까? 실제로 칠레에서는 일정 이상의 열량을 가지는 제품에 대해서는 경고 표시를 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그 효과는 대단했다. 많은 나라에서는 정크푸드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다.

  좋은 먹거리의 문제는 사회적 문제다. 유기농 식품이나 좋은 과일과 채소는 비싸다. 가난한 사람들은 쉽고 싸게 먹을 수 있는 것들만 취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부유해야 비만일 수 있었다면 이제는 가난하면 비만이게 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 또한 부유한 사람들에게서 높게 나타나며 여러 시설이나 관리에도 돈이 들어간다. 비만은 어느샌가 가난의 질병이 되어간다. 전 세계에는 여전히 굶주린 사람들이 많은데 또 엄청난 음식들이 버려진다. 식품의 재분배가 절실하다.

  <자유선택>이라는 명분으로 많은 식품업체들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면서 이익을 챙기려 한다. 정부가 쉽사리 규제안을 만들기도 어렵다. 그들의 로비의 크기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법안을 상정했다가 실패를 하였다. 그들에게 로비를 받은 혹은 후원을 받은 전문가 집단은 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전문가의 권위가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하지만 개선은 쉽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책은 비만이 늘어나는 이유부터 식습관의 변화, 식품산업의 문제, 먹는 심리 등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아주 간략하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더 깊이 있는 내용은 <비만의 사회학>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비만과 식품산업 전반의 상황과 부조리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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