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드디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제목에서 풍기는 우울함이 길지 않은 글임에도 끊임없이 나타난다. 이 소설과 다자이 오사무는 정말 이 시대의 갈 길을 잃은 청년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요조>의 세 개의 수기로 이뤄진 이 책은 유복한 환경에 있었던 주인공이 왜 그렇게 끝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적어내고 있다. 주인공은 태어날 때부터 비관적인 인물이었을까. 엄격한 아버지의 기쁨을 위해서 기꺼이 내면의 자신을 숨기고 살았고 집으로 분리되면서 내면의 외형 화가 이루어진 것인가.
<불안한 청춘의 통과 의례와도 같은 소설>이라는 카피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다. 지금의 청춘들은 이런 '페르소나'를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일까. 왜 그들은 이 소설에 열광할까. 작가가 금수저를 포기하고 불행한 삶을 살았다는 이유 때문에 더 공감이 많이 갔을까 많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작가의 일생과 작품 속의 <요조>는 같은 듯 다른 존재이다. 그 사실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작품 설명에서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삶을 알고 나서 읽으면 더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도 그중에 하나인 것 같았다.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 <요조> 은 왜 이렇게 비관적이고 자기 경멸이 심할까?라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의 자기 경멸은 왜 생겼을까? 그런 일련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 채 책을 읽어 나가니 난봉꾼에 의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 즉 <인간 실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은 문체 무난한 전개로 왜 사람들은 열광할까 싶었다. 그러나 제목에 그야말로 걸맞은 주인공 <요조>였다.
다자이 오사무는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인간 실격>은 그야말로 다자이 오사무의 삶 그 자체였다. 주인공 <요조>가 인간과의 관계를 어려워했던 것은 자신 이외의 것에는 관심도 없고 이해를 하려고 하지 않았던 성격에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런 두려움은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었다.
귀족의 삶을 버리고 스스로 낮추어 평민으로 살아가겠다는 마음은 존경받아야 하는가? <레미제라블>의 마리우스와 같이 스스로를 역경 속에 집어던지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왜 다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버리고 나의 죄책감을 벗어던지려 스스로 가난을 택하는가 나는 그 부분에서 공감을 할 수 없었다.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중 가장 마지막에 읽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왜냐면 이 책은 그의 삶이 녹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위의 추천으로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급히 집어 들었던 것이 실수였던 것 같다. 그의 이 전 작품을 충분히 이해한 후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고뇌와 파멸, '어떻게 죽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조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작품을 읽은 후 다시 이 책을 리뷰해야 할 것 같다. 작품 설명은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나에게 공감을 논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ps. 민음사 youtube로 다자이 오사무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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