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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야마다 모모코) - 비채

야곰야곰+책벌레 2021. 10. 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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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놓고 우울해하던 아내를 위해서 구매했던 책이었다. 그 당시에 눈에 스치듯 지나간 이 책을 머릿속에 잘 기억해 두었다가 구매를 했던 기억이다. 엄마를 슈퍼우먼과 마치 금강경을 외는 부처를 만들려는 다른 책들과는 달리 마주한 현실을 솔직하게 적어내면서 웃픈 현실을 적어냈다.

  이 책은 글쓴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내용을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아이를 낳는 것뿐 아니라 그동안 지켜온 여리여리함이나 섹시한 몸매와 함께 머릿속에 있던 쪽팔림이라는 것도 함께 놓는 것 같다.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엄마는 강해지나 보다.

  임신을 하고 열 달 정도를 행복한 그림을 그리며 아이를 기다리지만, 아이와 만나는 순간 현실이 기다린다. 아이는 엄마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엄마가 아니었을 때는 상상도 못 한 일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아이란 엄마에게 그런 존재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스러운 존재여도 문득문득 멘탈을 때리는 현실의 나의 모습은 심한 자괴감을 낳기도 한다.

  산후 우울증이 괜히 생겼겠는가? 새끼를 놓은 어미를 건드리지 말라는 것은 어미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지 말라는 것이겠지만, 더불어 육아로 시달리며 쌓인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풀어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어미들이 놓치겠는가? 우리 남편들은 엄마들에게 잘해줘야 한다.

  산후의 심한 자괴와 우울을 해학으로 풀어낸 이 책을 웃음이 필요한 엄마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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