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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요시모토 바나나) - 민음사

야곰야곰+책벌레 2021. 10. 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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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 서서 불현듯 스친 한 문장 때문에 덥석 사버린 책이다.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을 시간, 단숨에 읽어낼 수 있다. 아주 평범한 얘기를 조금은 독특함을 입혀 얘기하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는 그런 사람이니까.

  책 제목과 다르게 프롤로그에서는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당신 자신이 되세요"라고 당부한다. 그것이 어른이 되는 것보다 중요하고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찾는데 알맞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던가? 살다 보니 아저씨가 되어 있었고 다른 아이들이 어른이라고 사회에서는 성인이라고 불러줬을 뿐이 아니었던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 뚜렷한 인격적 성장이나 마음의 독립을 나는 언제 느껴 보았던가.라고 생각해도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결혼을 하고 집을 구하고 가정을 꾸렸을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조금은 독립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보아도 여전히 얽혀있는 마음이고 인격은 살아도 살아도 늘 부족함이 있다. 

  어떻게 어른이 되었더라도 어른이 가장 큰 짐은 '책임감'이 생겼다는 것이 아닐까. 어렸을 때보다 그 크기도 무게도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어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린 시절의 감각'이다. 어린 시절에 체험한 감각이나 가치. 자신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것들의 중요함은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 수 있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면에서 엉엉 우는 어린아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요.

애써서 거기에 없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라고요.
그러면 마음속에 공간이 생겨, 자신을 든든하게 붙잡아 주거든요.

작가의 독특한 철학도 인상 깊었는데 재미가 있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믿는 것이었다. 대신 재미가 있고 가슴이 설레는 일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배워야 하고 더욱이 자신의 미래에 필요한 공부라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스스로 궁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아이도 학업 성취가 인정되지 않는 <자유 학교>에 보낸다. 하지만 다음 날 학교 가는 걸 너무 기대하고 신나 하는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이게 또 정답은 아닐까 하고 마음의 동요가 일어났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한껏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것이 미래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에게 보내는
가장 소중한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보면 오히려 철없음을 느낄만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른이 된다는 말의 의미는 중요하다. 사실 어른이 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행동이 어른이 되어가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어제와 내일 그리고 오늘이 있지만 내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날은 오늘 밖에 없다는 얘기가 있듯 오늘을 한 껏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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