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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글배우) - 강한별

야곰야곰+책벌레 2021. 10. 3.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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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배우>님의 이전 책에서 작가님의 힘겨움이 느껴져서 그것이 삶에 대한 힘겨움이지 글을 씀에 대한 힘겨움인지 알아낼 수는 없었지만, 현재의 나는 그때의 글쓴이보다 더 힘겹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힐링을 받기보다는 글쓴이에게 힐링을 주고 싶었다. 그런 책은 <윤지비>님의 <버티다 버티다 힘들면 놓아도 된다>라는 책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러고 보니 두 책도 모두 <강한별> 출판사 작품이다.

  <글배우>님의 최근 작품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는 강한별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나는 그렇게 힐링이 필요하지 않다. 업무 강도도 조절되었고 주말 부부지만 정서적으로는 더 안정된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생겼다. 그야말로 힘겨움에서 벗어난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에게 힐링 도서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을 알고 있고, 이 책을 읽어낸다는 것이 자칫 무미건조함이 될까 걱정스럽기는 하다.

  이 작품은 그 간 간결했던 <글배우>님의 문장들에서 살이 많이 붙었다. 이런 산문의 느낌이 나는 글은 작가의 글에서는 처음 느끼는 생소함이다. 대신에 문장에서 작가가 조금은 편해졌구나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평이한 말들이 많았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나에게 어떤 힐링의 말도 큰 영향을 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감할만한 부분을 몇 가지 있었다.

속도를 맞춰라.
너무 빨리 앞으로 혼자만 가려고 하지 마라.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너무 거리를 두지 마라.
자주 옆을 쳐다보고 함께 걸어가라.

  배우자는 인생의 동반자다. 인생을 함께할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부부관계는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함께 걸을 수 있게 항상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며 걸어가는 것이 좋다는 말은 공감한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다.
곁에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달콤한 향기와 같다.


  집착과 사랑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다. 사람의 관계에는 산들바람이 불어갈 정도로의 거리가 필요하다. 너무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수록 이 만큼의 거리는 필요하다. 꽃을 꺾으려 들지 말고 꽃의 아름다움과 향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사랑의 방법일 것이다. 꺾인 사랑은 늘 곁에 둘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내 시들어 버리고 만다.

우리는 삶에서 저마다 비 오는 날을 견디며 살아간다.
금 비가 온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자.

이 비가 그치면
예쁜 무지개와 같은 일이 내게 찾아올 것이다.

  비는 나도 자주 인용하는 소재이다. 내가 비를 정말 좋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이내 맑은 하늘이 나오게 된다. 그 맑음이 너무 강렬하면 예쁜 무지개를 선물 받을 수 있다. 인생의 행복은 힘겨움이 없이는 알아채기 쉽지 않다. 힘겨움이 끝나기까지 너무 힘들지만 힘들어도 무지개를 생각하며 마음의 무게라도 조금 덜어내 볼 수 있을 거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구절은 "꽃은 모두 향기롭고 예쁩니다"라는 것이었다. 물론 모든 꽃이 예쁜 것도 향기로운 것은 아니겠지만 (과학적으로) 그래도 예쁘고 향기롭다고 하는 것이 좋다. 그런 것들은 모두 상대적인 것이니까. 우리도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더라도 예쁜 사람이다.

꽃은 모두 향기롭고 예쁩니다.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 어딘가에 피어있든
당신은 예쁜 사람입니다.

  나를 정성껏 다정하게 보듬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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