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서포터즈 2번째 도서는 도대체님의 <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다.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어려움을 겪던 시절에 <도대체>님은 반려견 <태수>와 함께 산책을 다녔다. 그 길에서 만난 길고양이들과의 인연과 에피소드를 고스란히 담았다. 길고양이를 애정 어린 눈으로 보았을 때에만 관찰할 수 있는 순간과 에피소드가 좋았다.
나도 어린 시절 야생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다. 시골이었기에 길고양이라기보다는 야생고양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들은 사실 길고양이들보다 더 사람을 경계한다. 닭들을 키웠던 작은 방에 넣어두고 매일 같이 밥을 주며 정을 나누었던 예전 생각이 많이 났다. 사나웠던 고양이가 나에게 사납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기쁨이었고 어느 날 어머니가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고양이를 줘 버렸던 날의 슬픔은 이로 헤어릴 수 없었다.
나는 동물은 마당에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동물은 그들만은 영역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또한 내 생각이었지만 추운 겨울 길고양이 여럿의 죽음을 본 <도대체>님이 길고양이를 안고 허겁지겁 작업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예전 그날의 나를 생각나게 해 버렸다.
"그래. 나도 동물들 참 좋아했었는데.."
작품 속에서는 길고양이들을 좋아하는 <도대체>님과 더불어 동네 마실을 나서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볼 수 있어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다. 더불어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내 품의 자식이라고 하지만 동물은 원래부터 내 품에 없었고, 그런 동물도 사랑했으면 한다.
책 속에 글귀를 인용하자면
"괴롭히지 않아도 충분히 괴롭습니다"
자연과 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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