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꿈꾸는 책들의 도시(발터 뫼르스) - 들녘

야곰야곰+책벌레 2021. 7. 10. 00:57
반응형

  프롤로그에 적힌 글은 독자에게 목숨을 걸고 따라 올 준비가 되었냐고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작가가 프롤로그부터 흥미를 돋우는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저자 발터 뫼르스가 생각한 진짜 저자라고 얘기하는 책 속의 인물 힌데군스트 폰 미텐메츠의 말이었다.

  이 책은 지독하게 1인칭 시점으로 적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1인칭 시점에서 이렇게 다이내믹하게 스토리를 끌고 갈 수 있는 책이 있었던가 싶었다. 관망하는 작가 시점이 아니라 정말로 모험에 띄어든 작가의 시점이다. 발터 뫼르스는 정말 '오름'에 닿아서 '미텐메츠'가 되어 본 것일까?

  이야기는 대부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문장이 적힌 원고 한 뭉치를 유산으로 받으면서 시작된다. 1장은 이런저런 사정을 알려주느라 조금 스토리는 조금 지루할 수는 있다. 책속에 나오는 '기사 헴펠'이라는 책처럼.. (기사 헴펠이라는 책도 100페이지 정도는 정말 지루하다고 한다. ) 하지만 1장이 마무리되려는 시점부터 이야기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꿈꾸는 책이라는 것은 아직은 선택 받지 못한 혹은 읽히지 못하게 숨겨진 책들을 '꿈꾸는 책'이라고 했다. 그런 '꿈꾸는 책'은 책들의 도시 부르하임의 지하 세계에서 잠들어 있다. 그 지하세계를 헤메는 '미텐메츠'의 판타지 어드벤처 소설 정도로 얘기하고 싶은데.. 그걸로는 조금 부족한 면도 있다.

  책을 소재로 여러가지 이야기와 케릭터 세계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책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은유.. 그 자체로 베일 수도 있고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신선했다. 그리고 어떤 페이지에는 독이 묻어 있다는 표현도 그랬다. 무거운 책은 쓸데없이 어렵게 쓴 책들을 얘기하는 것도 재밋었다.

  또한 책 속에는 엄청난 양의 책들이 소개되고 인용하기 때문에 그 책들의 이름 하나하나 위트 있다는 것과 인용된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할 정도로 감탄스러웠다. 등장하는 종족들은 다양했으며 그 형체와 묘사도 좋았다. 지하세계에서 역경을 헤쳐나가는 동안에도 스릴 넘쳤다.

 미텐메츠가 '오름'을 얻는데까지 모험은 사뭇 '무협지'의 그것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책으로 만든 세계관과 세상 그리고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려져서 책을 읽고 싶어 퇴근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책의 제목에서 동화 같은 이야기 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책은 정말 스릴 넘치는 모험 가득한 책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