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서 여행이 멈춘 지 만 2년이 다 되어 간다.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려고 식당의 칸막이나 건물의 벽에는 사진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며 여기저기 관광 명소 사진을 붙여 놓았다. 내가 보기엔 더 가고 싶을 것 같은데...
사진을 즐겨 찍던 시절에도 나는 관광 명소를 찍는 것보다 그곳에 가는 길에 만난 풍경들이 좋았다. 담백하고 소소하기도 해서 정겹기도 했지만 어디서나 뻔하게 볼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서 좋았다. 요즘 방송들도 보면 일반인들의 얘기를 하는 프로가 종종 보인다.
이 책 '아트 하이딩 인 뉴욕'의 서평 모집도 뉴욕의 길거리 예술 작품을 다뤘다는 얘기에 신청을 했고, 약간 풍경이 되어주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얘기한 지원 댓글이 영향을 줬는지는 운 좋게 서평에 참여할 수 있었다.
헤윰터에서 나온 이 책은 뉴욕에 있는 예술 작품을 주제로 그에 얽힌 이야기 혹은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일러스트와 함께 얘기해 준다. 실사를 곁들였다면 약간 백과사전이나 여행 가이드북 느낌이었을 텐데, 일러스트가 글과의 조화가 좋아서 예술을 얘기하는 책을 조금은 더 예술적으로 얘기하고 싶었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게다가 실제로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도 자아냈다.
책을 받아 들었을 때는 뉴욕에 예술 작품이 얼마나 많길래 책이 이렇게 두꺼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목차를 보는 순간 정말 뉴욕은 대단하구나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는 수 많은 예술 작품과 그 의미에 놀라웠고 많은 작품들이 또한 유명한 예술가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도 부러웠다. 그리고 회사의 로비나 건물 내에 예술 작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바둑판처럼 놓인 책상과 파티션 속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너무 부러운 일이었다.
뉴욕은 참 많은 변곡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윌스트리트 근처에 세워진 <돌진하는 황소상>은 1987년 블랙먼데이에 좌절하고 있을 뉴욕 사람들에게 '미국의 저력'을 선물하고 싶었던 예술가의 바람이 있었고 9.11 테러로 인하여 부서진 프리츠 쾨닝의 <구, The Shpere>가 부서진 채로 그날의 아픔을 가진한 채로 장식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도 뉴욕에 있었다.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예술 작품은 <밀밭-저항>이라는 것이였는데 오래전 농지였던 맨해튼을 잠시나마 원래의 상태로 돌리기로 결심하고 진행한 이 살아있는 예술 작품은 데네스와 자원봉사들이 1.6m² 의 매립지에서 쓰레기를 걷어내고 황금 곡식을 재배해서 수개월 동안 경작하여 만든 예술품이었다. 그리고 이를 추수하여 푸드뱅크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런 사연 많고 볼거리 많은 뉴욕의 예술품들을 잘 정리한 이 책은 사실 한번 쭉 읽고 덮을 수 있는 소설 같은 책은 아니다. 그냥 한번 훓어보고 책장에 꼽아두었다가 생각나면 또 꺼내보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책 말미에는 소개한 것들을 여행하는 경로를 깨알같이 설명해 준다. 언젠가 뉴욕을 방문하여 길거리 미술관을 거닐고 싶어 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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