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소설

파친코 (이민진) - 문학사상

야곰야곰+책벌레 2021. 6. 6.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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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알기 전에 나는 MIT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이민진 작가를 먼저 볼 수 있었다. 어떤 대단한 일을 하였기에 MIT에서 강연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강연을 시청하였다. 그녀는 참 당당했고 유머가 있었다. 강연은 즐거웠다. 내용은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주민들의 삶에 대한 얘기인가 했는데 '재일 교포'에 대한 얘기였다. '파친코'라는 책은 그렇게 나와 만나게 되었다. 이주민의 역사는 곧 미국의 역사이기 때문에 미국 사람들은 이 책에 흥미가 아주 많아 보였다.

  작가도 얘기를 했다시피 이 책은 재미 교포가 작성하고 미국의 여성들에게 지지들 받아서 미국에서 인기를 얻어서 한국으로 전달되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평가가 자신에게는 더 긴장이 된다고 했다.

  이민진 작가는 미국에 살면서 재일교포의 삶에 대한 소설에 대한 도전을 많이 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일본인도 한국인도 될 수 없었던 재일 교포의 삶을 꼭 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녀가 남편과 함께 일본에 갔을 때 여러 재일 교포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고 제대로 된 글을 적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부산 영도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주인공 한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보다 인간의 삶, 재일교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리고 일본에서의 삶을 얘기한다. 그러다 보니 인물의 한 명 한 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중심적으로 아주 빠르게 전개해 나간다. 예를 들면 사람의 죽음 같은 장면에서도 별 다른 설명 없이 스토리에서 '죽었다'라는 사실로 퇴장시킨다.

  스토리 중심의 소설이다 보니 장면 전환이 많았던 1권은 급박한 스토리 전개와 더불어 군더더기 없는 글 때문에 언제 다 읽었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했다면, 일본에 정착한 후의 얘기인 2권에서 글이 늘어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많았다. 1권이 담백했기 때문에 2권이 조금 무거웠을 수도 있었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책에서는 일제 강점기에서 양진이나 선자의 여자로서의 굴레, 이삭의 남자로서의 굴레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여자의 인생은 고생길'이라는 양진과 그의 딸 순자는 엄마와 아내로서의 숙명적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 시대를 얘기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이삭의 굴레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남자'라는 요셉의 굴레도 잘 표현되었다. 마지막으로는 재일 교포로서 살아가야 하는 '노아'와 '모자수'라는 2세대 재일 교포의 굴레를 얘기하고 있다.

  세상은 자신이 굴레 속에서 판단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이라 상대를 이해하려 들지 않으면 다툼이 발생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자신의 굴레 속에 살고 있는 자신이고 그런 자신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힘듬은 겪어볼 일이 잘 없기도 해서 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굴레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꺼내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이민 정책이 정말 안 좋은 것은 다른 일본 소설만 읽어보아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집을 구하려면 일본인 대리인의 신용 증명이 필요하고, 일본인이 아니면 구매할 수 없는 주택도 부지기수다. 재일 교포뿐 아니라 일본에서 살고 있는 많은 이민자는 그런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이런 굴레를 세상에 내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중요하다. 이 소설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전 세계인들이 알아갈 때 우리가 핍박받았던 역사가 왜곡되지 않고 알려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추방당할 수 있으니까. 우리에게는 조국이 없어.
인생이란 저 아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니까,
그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지.
내 아들은 살아남아야 해.

  역사적 배경을 가진 소설은 그 배경의 진실됨도 중요하다.  최근에 동북 공정 논란으로 '조선구 마사'가 방송에서 퇴출되었다. 이런 문화적 콘텐츠라고 해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할 때에는 기존 역사 사실에 준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역사를 사용하는 많은 작가들은 그 책임감을 통감하고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전혀 새로운 인물과 배경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것을 또 '문화 공정'이라고 오해할지도 모르겠지만, 문화적으로 스며드는 힘은 엄청 대단하다. 그래서 붓은 칼보다 강하다 하지 않았던가. 이런 소설들이 인기를 얻었듯이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얘기하고 있는 책들이 많은 인기를 누렸으면 좋겠다.

MIT Center for International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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