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서평+독후감)/자기 계발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 김영사

야곰야곰+책벌레 2021. 5. 2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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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꽤 오래전에 발간되었으며,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키워드로 세상을 열광시켰다. 대부분의 강의에서 인용되기도 했고 나도 회사 직급 교육에서 처음 소개받았던 기억이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뻔한 말을 논리 정연하게 사례까지 들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막연하게 인지하고 있던 이 사실이 정말 '법칙'처럼 증명해준 그에게 감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만 시간의 법칙'은 1만 시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1만 시간만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경우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이 '몰입의 시간'을 처음 얘기한 분은 'flow'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다. 1만 시간의 정량적인 의미로 해석하면 안 된다. '몰입의 질'과 '목표의 난이도'가 중요하다.

  그런 전제로 이 책을 대하면 많은 통찰력을 받을 수 있다. 성공은 '노력'과 '환경'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법칙'은 책의 초입에 만나는 '캐나다에서 하키로 성공하는 법'에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어렸을 때의 한 달은 아주 특별하며 이들은 남들보다 먼저 선발되어 더 질 좋은 교육을 계속 받게 된다. 이것을 '누적적 이득'이라고 부른다.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한 것 같지만 이런 미묘한 차이가 성공의 차이를 가져다준다. 오늘날 '흙수저', '금수저'도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아주 운이 좋았어요.

  빌 게이츠는 이렇게 얘기했다. 그가 특별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의 집은 부유했고, 1968년에 이미 공유 터미널을 이용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다. 부유한 부모들은 비싼 컴퓨터 사용료를 내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사용료가 부담스러웠을 때 부모 중 한 명이 C-Cubed의 공동 창업자가 되었으며, 회사의 소트프웨어를 봐줄 수 있었고 부모들은 주말 내내 프로그램만 하는 아이를 나무라지 않았다. 그리고 빌 게이츠는 워싱턴 대학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살았으며 새벽에 컴퓨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었다.

  빌 게이츠의 환경은 그를 끊임없이 프로그램하게 해 줬다. 그 누구보다 프로그래밍에 누적된 시간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세계의 갑부 중에 25%는 같은 나라 같은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 시절에는 시대의 변곡점에 있었고 부를 축 절할 기회도 많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야로 본다면, 아시아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보다 수학을 잘하는 편이다. 사람이 수학적으로 유능해서가 아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숫자 체계는 매우 논리적이다. 숫자는 자릿수와 상관없이 규칙적이며 체계적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아시아 어린이들은 서양의 어린이들보다 숫자를 훨씬 먼저 익힐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어린이들이 5세에 15까지 셀 수 있다면 아시아 어린이들은 40도 더 셀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본다면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는 세계 어느 나라의 어린이들과 비교하더라도 월등히 앞선다. 이렇게 소중한 선물을 받았는데, 책을 읽히지 않고 핸드폰만 봐서야 주어진 선물을 내팽겨 치는 게 아닌가. 엄마 아빠가 책을 읽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읽게 된다. 노력하자.

성공은 대개 보통사람이 30초 만에 포기하는 것을
22분간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와 지구력,
그리고 의지의 산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이 기회를 만들어 주는 상황에 놓여 있지 않다. 그래서 '1만 시간의 노력'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성공을 꼭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런 사람들은 기회가 왔을 때 움켜잡을 힘과 마음자세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다. 어릴 때부터 무거운 책가방을 매고 학교며 학원이며 바쁘게 살아간다. 이런 사회적 문화는 꾸준히 할 수 있는 지구력의 원천일지도 모르겠다. (좋게 본다는 말이다. )

  '아웃라이어'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매일 3시간씩 10년을 투자해서 얻는 '1만 시간의 수확', 무언가를 능숙하게 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다. 하지만 10년을 '노력하고, 기다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같은 선상에 서 있지 못하다. 부유한 사람들은 그들의 자식들이 몇 번이나 지치고 쓰러져도 믿고 기다릴 수 있다. 실패를 해도 지원해 줄 자금 또한 막강하다.

  21세기 '아웃라이어'를 얘기하는 말콤의 통찰력은 감탄스럽지만, 그 '아웃라이어'마저 소위 '금수저'가 더 유리한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사회, 정치적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는 얼마나 많은 '아웃라이어'의 재목들이 부당한 환경에 의해서 사라져 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나는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내 문제는 내가 풀려고 노력해야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다. 개인의 노력들이 모여서 사회가 바뀌어 준다면 더 감사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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