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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병 (시모주 아키코) - 살림

야곰야곰+책벌레 2021. 5. 2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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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고르는데 가장 큰 이유는 번역자이다. 에쿠니 가오리 님의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은 이후 이 저자와 번역자의 책들은 믿고 보는 경향이 좀 있었다. 이 책의 번역자도 바로 김난주 님이다. 

"우리 시대의 가족을 다시 생각한다."

  굉장히 감성적인 카피였다. 제목 + 카피 + 번역자 나에게는 꽤 완벽한 조합이였다. 책의 분류가 심리학/심리치료로 되어 있지만, 이 책은 에세이로 분류해야 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조금 위험한 생각의 경계를 가까스로 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다. 그 위험한 생각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어릴 때 불화를 겪고 가족이 죽고 나서야 가족이 궁금해진 노년을 살고 있는 작가의 푸념 섞인 얘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는 병적인 믿음에 대해서는 우리가 한번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책은 그 묵직한 화두에 비해서 연관성 없는 (때로는 과도한) 개인적 감상 때문에 신뢰를 떨어트린다. 때로는 눈살을 찌푸르게 된다.

가족 사이에는 산들산들 미풍이 불게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보이지 않을 만큼 지나치게 밀착하거나 사이가 너무 벌어져 소원해지면
가족만큼 까다로운 것도 없다.

  가족은 가족이기 전에 개인이였다. 가장 가깝게 지내 지면 하나의 인격체이다. 우리는 가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당연한 희생과 이해 그리고 과한 요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내 안에 가두려 하거나 나의 기대를 잔뜩 불어넣어 아이에게 짐을 준다. 반대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 기대어 살아가려 한다. 가족은 남보다 더 배려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대 리뷰를 하는 것은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이다. 사람은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길 바란다. 하지만 한 평생 그렇게 산 사람이 나에게 맞추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로 셋업 된 뇌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지. 라고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은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것이다. 상대가 나와 닮아가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에게 맞춰가는 것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잘 맞는 부부도 맞지 않는 것이 반드시 있다. 그 부분을 이해해할 수 있으려면 상대를 오롯이 인정해 주면 된다. 그리고 표현해야 한다. 그런 부분은 나랑 맞지  않지만 노력해할 거라고 같이 노력해 달라고..

  5월이다. 가족은 가족이기 때문에 소중하다. 어떤 경우에도 당연한 것은 없다.
사랑하는 가족을 한번 더 살펴보고 이해해보며 6월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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